[나가노 겨울올림픽]조직위 '철저한' 상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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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나가노겨울올림픽에서 스키선수들은 평소 안하던 행동을 한다.

경기후 스키를 벗어 드는 것이다.

자신의 스키 상표를 TV를 통해 전세계에 보여주기 위해서다.

스키선수들의 이같은 행동은 '약과' 다.

지금까지 올림픽 개막식에 양복을 입고 나왔던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위원장마저도 일본 스포츠 용품 및 의류업체인 미즈노사 마크가 선명히 찍힌 외투를 걸치고 나왔다.

아메리카 익스프레스 카드의 로고를 창문에 붙인 가게에서도조차 대회기간중 공식 스폰서인 비자카드밖에 받지 않는 곳이 많다.

이 모든 것들은 올림픽 공식 스폰서들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나가노올림픽조직위 (NAOC) 의 방침에 따른 것. 이같은 조직위의 철저한 스폰서 보호책이 구설수에 올랐다.

조직위는 TV의 어떤 장면에서도 한개 이상의 스폰서 모습이 반드시 보이도록 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모든 경기장과 시가지를 도배했다.

반면 공식 스폰서가 아닌 제품은 나가노에서 팔기는커녕 보여줄 수도 없을 정도로 심한 규제를 가했다.

한국의 삼성을 비롯한 국내외 공식 스폰서들이 2억1천2백만달러 (약 3천6백억원) 의 막대한 자금을 지원, 이들의 이익을 보호해줘야 한다는 것이 이유다.

이같은 조직위의 철저한 상업주의에 대해 미국의 언론들은 "애틀랜타에서 보여줬던 악덕 상혼 뺨치는 수준" 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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