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국제수학경시대회(GMC) 내달 13일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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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프리미엄 김미지 기자 mj8302@joongang.co.kr

국내 첫 국제수학경시대회(GMC) 내달 13일 열려
수학영재 발굴… 미국 유학 준비생도 ‘노크’

“경시대회 실적은 입시를 위한 필수요건이죠. 특히 수학 등 주요과목 경시대회는 경쟁이 무척 치열하죠.” 정릉에 사는 주부 김은정(56)씨는 올해 고교 1학년생인 딸아이의GMC(국제수학경시대회) 응시를 위해 얼마전 학교를 찾았다. 학교장 추천서를 받아서제출하면 수상했을 경우 생활기록부에 등재되기 때문. 늦둥이 딸아이가 대학에 진학할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녀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수학은 우리나라 입시에서 중요한 평가과목이다. 내신 성적은 말할 것도 없고 수능에서도 그 위력을 발휘한다. 올해 서울대 인문·자연계의 수능 1·2등급 영역별 점수 차를 분석한 결과 수리영역이 5점으로 가장 높았다. 그만큼 변별력 크다는 의미다. 교육부에서 얘기되고 있는 2012학년도(현재 중3) 교육정책도 문과 수능에 미적분이 추가, 난이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외고 입시는 수학이 배제되고 과고와 외고 시험을 동시에 치를 수 없는 만큼 경시대회나 영재교육원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현실은 다를 수 있다는 게 교육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영재교육원 정원이 늘어나 결국 수학·과학 경시대회와 특목고 입시를 모두 준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 이유. abc멘토김종호 컨설턴트는 “최근 서울의 국제중 입학생 조사 결과 영재교육원 출신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제중 서류전형에 영재교육원이 평가요소로 포함, 입시에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과학고의 경우 내신에서 수학과 과학의 반영 비율이 높고 선발시험에서도 수학·과학 구술면접을 본다”며 “특히 영재학교는 수상실적, 영재교육원 수료 경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학은 여전히 중요한 과목”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중을 비롯한 특목고 입시전형이 바뀌지 않는 이상 수학 영재 열풍을 잠재우기란 쉽지 않다. 또 초등학생의 학업성취도 평가 과목이 국어와 수학으로 줄어들면서 수학의 변별력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모든 경시대회에 응시할 필요는 없다. 시도교육청이 주관하거나 수상 기록을 생활기록부에 등재할 수 있는 시험을 제외하고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수학이 중요하기는 마찬가지. 자사고와 외고에서 아이비리그를 목표로 준비하는 학생들은 SAT와AP의 수학 준비가 필수다. 미국에서는 수학을 실생활 응용 학문으로 중시하기 때문이다. 경시대회 수상 실적 등의 포트폴리오는 기본. 에듀소프트의 이영상 대표는 “민사고 및 외고의 국제학부 학생들은 미적분과 통계를 집중적으로 공부 한다”며 “미국대학 진학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내신관리 뿐 아니라 자신의 실력과 재능을 입증할 수 있는 경시대회 수상실적 등 다양한 자료를 첨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수학은 수능·내신이든 경시대회든 기본개념을 응용해서 문제를 푼다는 점에서 똑같다. 단지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고 그것을 평가하는 과정만 다를 뿐이다. 특히 혼자 공부하는 것과 달리 경시대회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수학적 사고를 키우며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을 배우는데 도움이 된다. 능력이야 어쨌든 뛰어난 수학 영재로 만들겠다는 욕심은 버리고 눈높이에 맞게 교육해야 한다.

선행학습을 하더라도 개념위주로 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수학은 단순히 문제를 푸는 능력이 아니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키우는 것이다. 김민환 힘수학 원장은 “수학 실력은 문제풀이훈련만으로는 결코 늘 수 없다”며 “개념위주의 교육을 통해 기초를 탄탄히 다져야 어떤 경시대회에서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수학의 뿌리는 곧 기본 개념이다.
 

프리미엄 라일찬 기자 ideae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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