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이렇습니다] 요즘 배추 ‘금값’된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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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배추 값이 치솟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는 8일 기준 전국 소매점에서 상품 한 포기가 평균 5268원에 팔렸다. 1년 전 가격의 두 배 반이다. 배추 값은 3월만 해도 상품 한 포기에 2247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4월 이후 가파르게 올랐다. <관계기사 본지 4월 17일자 23면>

배추 값이 오르는 것은 무엇보다 국내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3~4월에 예년보다 추운 날이 많았던 데다 가뭄까지 겹치면서 배추가 잘 자라지 않았다. 농촌경제연구원 산하 농업관측정보센터는 지난달 산지에서의 배추 출하량이 지난해 4월보다 7~10%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중국산 김치 수입량이 많이 줄면서 국내 배추 값 상승을 부채질했다. 올 들어 3월까지 김치는 대략 지난해의 절반인 3만1728t이 수입됐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 김치 가격이 오른 데다 중국산 식품에 대한 불안감으로 수입이 급감했다. 김치 수입이 줄었다는 것은 국내에서 김치를 더 많이 담갔고, 이에 따라 국산 배추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다.

김치 수출도 증가했다. 올 1분기에 지난해보다 6% 늘어난 6579t을 수출했다. 이것 역시 배추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농업관측정보센터는 배추 부족으로 이달에도 값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5월 산지 배추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2%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치 수입 감소와 수출 증가세가 이달에도 이어지면서 김치공장으로 직행하는 배추가 많아져 소매시장에 나오는 배추는 전년보다 2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출하량이 늘어나는 이달 하순부터는 배추 값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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