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라인타며 신문보는 이상희 전 장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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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전 과기부 장관은 지난 3월부터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면서 신문을 보는 특이한 버릇이 생겼다. "앉아서 신문 보는 것이 지겨워졌다"는 이유에서다. 고희(古稀)를 넘긴 그가 인라인을 타며 신문을 보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보기 편한 베를리너"때문이었다. 지난달 22일 삼성동 자택에서 '인라인+신문' 시범을 보이는 이 전 장관을 만났다.

-언제부터 인라인을 타며 신문을 봤나요.
"중앙일보가 베를리너판형으로 바꾼 뒤부터 이렇게 탔어요. 앉아서 신문을 봤던 그동안의 세월이 지겨웠죠. 지금은 좌식에서 입식시대로 가고 있는데 베를리너판은 크기가 작아 인라인을 타면서 보기가 참 편해요."

-인라인을 타면서 신문을 보면 좋은 점은요.
"한 자리에 앉아서 신문을 보면 지겹죠. 하지만 30~40분 정도 인라인을 타면서 보니까 시간도 잘가고 집중이 더 잘되는 것 같아요. 뇌 세포가 각성된다고나 할까. 사설을 읽은 뒤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운동도 하고 신문도 읽을 수 있어 참 좋습니다. 특히 인라인은 슬라이딩을 할 수 있어 허리와 무릎에 좋은 것 같아요."

-인라인을 배우게 된 계기는요.
"손자들과 같이 놀려면 인라인을 타야 했어요. 그래서 배우게 됐죠. 사위(정형외과 의사)가 인라인을 타다가 다쳐서 병원에 오는 사람이 많다며 만류했어요. 집사람도 타지 말라며 인라인을 뺏어가기도 했죠. 하지만 몸을 구부려 타면 굉장히 안정된 자세로 탈 수 있어요. 나이 든 사람이 인라인을 탈 때는 보호 장비를 갖추고 넘어지는 연습을 먼저 해야 해요. 그렇게 하면 다칠 위험이 거의 없죠."

-중앙일보 베를리너판과 이전 판형과의 차이점은요.
"핸드폰이 크면 잘 팔리겠습니까. 지금은 작은 것이 트렌드에요. 과거엔 책을 읽을 때 책상에 앉아서 봐야 했지만 요즘은 걸어다니면서 음악을 듣고 모바일로 책을 읽는 세상이예요. 신문도 작아야 하죠. 기존 판형의 신문은 '입식독서 시대'엔 벅찬 느낌이 있어요. 처음엔 신문이 작아서 '신문 같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쥐고 나니 품 안에 안기더라고요. 대중을 상대로 참 어려운 개혁을 실천했다고 생각해요."

촬영=정선일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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