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보부도 변신…정치사찰 중단 선언 방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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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영국 국내정보부 (MI5)가 조만간 정치사찰 중단을 선언할 방침이다.

선데이 타임스지는 11일 국내 전복활동 방지를 임무로 하고 있는 MI5가 급진주의자들과 사회운동가 등에 대한 사찰중단을 다음달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MI5는 반핵운동가와 노조 및 국가안보 위협요인으로 간주된 여타 조직 관계자들에 대한 수만건의 자료들을 파기해 냉전시대의 유물인 정치사찰을 폐지하고 민간인들에 대한 도청의혹 등으로 얼룩진 과거를 청산하게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밝혔다.

MI5는 또 국민적 이미지 개선을 위해 핵군축운동 (CND).전국민권평의회 (NCCL) 등과 같은 단체에 대해 지난 30여년간 첩보활동을 해온 이유도 해명할 계획이다.

선데이 타임스는 MI5가 옛소련의 비밀경찰 (KGB) 등 외국 정보기관들이 파업과 사회혼란을 일으키기 위해 영국의 시민운동조직에 침투하고 자금을 지원해온 사실들을 강조해 그간의 사찰이 불가피했음을 역설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MI5는 약 1억5천만파운드 (약 4천3백65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예산규모도 처음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MI5의 사찰자료에는 지난 72년 청년공산주의자연맹의 회원이었던 피터 만델슨 무임소장관과 NCCL의 간부였던 해리엇 하먼 사회복지부 장관 등도 들어있다.

MI5는 앞으로 사찰대상을 테러나 간첩 용의자, 대량살상무기 탈취범죄 등에 국한시킬 예정이다.

런던 = 정우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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