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산 펑크풍 음악 '스카' 미국대륙 휩쓸고 한국상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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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들썩거리며 출렁이는 리듬. 들쭉날쭉한 비트가 어딘지 엉성하지만 마냥 신나는 펑크풍 속주. 일직선으로 내리긋는 기타 스트로크가 '스카스카~' 처럼 들린다해서 그대로 이름붙여진 자메이카산 음악 '스카' . 스매시 마우스.골드 핑거.마이티 마이티 보스턴스등 지난해 미국 모던록차트를 석권한 스카밴드들의 음반이 국내에도 잇달아 출시됐다.

스카바람은 이미 지난해 1, 2월 노다우트가 빌보드 차트 1위를 군림하면서 예고된 바 있었다.

그리고 1년만에 미국의 경제호황과 맞물려 그나라 젊은이들의 들뜨고 흥겨운 심정을 대변하는 모던뮤직으로 자리잡았다.

60년대초 자메이카에서 발원한 스카는 80년대 영국에 유입돼 비로소 세계에 알려진다.

영국의 노동계급 청년들이 자메이카 이민들이 읊조리는 낙천적인 리듬을 자기들의 펑크에 비벼낸 것. 스페셜스와 클래쉬등 선구적 밴드에 의해 스카펑크로 재탄생한 이 혼혈음악은 레게.힙합.랩등과 또다시 교배되면서 영미 언더그라운드의 일각을 구성하는 주요한 하위장르로 성장했고 10여년만인 지난해 주류무대에 뉴웨이브로 올라섰다.

여기 소개하는 세 그룹 역시 스카펑크위에 다양한 장르와 좋아하는 선배들의 연주스타일을 차용해 장르파괴적인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흥겹고 재치있는 '워킹 온 더 선' 으로 호평을 받고있는 스매시 마우스. 사이키델릭한 오르간 연주로 60년대 그룹 도어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 음악을 들려주다가 느닷없이 '우~우우우' 하고 비치보이스같은 코맹맹이 화음을 뿜어내 듣는 이를 흥겹게 한다.

펑크 기타리듬 위에 색소폰을 얹어 신나게 달려가는 '디 임프레션 댓 아이 갓' 으로 인기를 얻고있는 마이티 마이티 보스턴스 역시 관악기를 많이 포함시켜 떠들썩하고 흥겨운 맛이 강한 밴드다.

두 미국밴드에 비해 영국산 그룹 골드핑거는 스카펑크의 원형을 창출한 나라의 뮤지션답게 한층 안정된 음악을 들려준다.

기타워크는 대단히 펑크적이면서 중간에 삽입한 리듬은 스탠다드한 스카다.

즉 스카펑크의 기본에 충실하다.

스카의 본질은 '펀 (재미)' 이다.

60년대 서핑뮤직, 80년대 팝메탈등 파티장에서 틀 음악을 개발하는데 장기를 보인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스카붐이 일어난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스카펑크는 마구 몸을 흔드는데는 알맞지 않지만 기분좋게 헤드뱅잉 (머리춤) 하기에는 좋은 음악이다.

펑크 혈통이 섞였다고해서 섹스 피스톨스처럼 거창한 메시지를 기대하면 실망한다.

스카펑크 밴드들은 대개 개인의 심정이나 일상사를 노래할 뿐이다.

좀 심하게 말해 스카펑크는 '노는 음악' 인 것이다.

하지만 "록은 저항이다" 식의 강령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이에게는 스카의 '솔직한 재미' 가 오히려 반가울지 모른다.

자, 미국 젊은이들이 벨르 에포크 (아름다운 시절) 용으로 즐기고있는 스카펑크가 IMF시대를 맞은 우리 젊은이들에겐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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