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 유래]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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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002년 월드컵주경기장이 들어설 마포구 상암동 (上岩洞) 은 남쪽에 한강을 두고 북으로는 은평구 수색동과 접해 있는 곳으로 이곳의 동명은 수상리 (水上里) 의 '上' 자와 휴암리 (休岩里) 의 '岩' 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수상리는 수색앞 넓은 들이 장마만 지면 한강물이 올라와서 잠기는 탓에 '물치' '물이치' '물위치' 라 부르던 것을 한자로 음사 (音寫) 해 '물이촌 (勿移村)' 혹은 '수리촌 (水利村)' 으로 쓰다 다시 '물위치' 를 그럴듯하게 자역 (字譯) 한 것. 또 휴암리는 이곳에 부엉이를 닮은 바위가 있어 '부엉이 골' 로 불리던데서 비롯된 것으로 한자로 '휴岩里' 라고 쓰다 그냥 쉽게 '休' 자로 바뀐 것이니 도가 엄청스레 지나친 간편주의의 산물인 셈이다.

조선때 한성밖 지역으로 북부 (北部 : 성외) 수생리계 (水生里契).수암리계 (水岩里契)에 속했던 이곳은 갑오개혁 (1894년) 때에는 북서 연희방 상리계 (北署延禧坊上里契) 의 수상리 (水上里) 와 음월리계 (陰月里契) 의 휴암리 (休岩里) 로 바꿔 불리기도 했다.

지금과 같은 '상암' 이 된 것은 일제가 행정구역을 개편.시행한 1914년4월1일부터로 이곳은 경기도 고양군 연희면 상암리가 되었다.

해방후인 49년8월13일 서울로 편입돼 처음에는 은평출장소 관할로 있다가 50년3월15일 서울시조례로 상암동으로 정식 동 (洞) 이 된뒤 75년10월1일 마포구에 편입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수색으로 가려면 '까치고개' 를 넘어야 했는데 까치가 많이 산다고 이름붙여진 이 고개는 경의선철도가 놓이면서 평탄하게 깎여 지금은 수색로를 사이에 두고 수색동32번지 일대에 이름만 전해오고 있다.

이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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