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카스트로 '형제세습' 추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제5차 쿠바전당대회가 91년 소련 붕괴후 처음으로 8일부터 사흘간 열린다.

이번 대회는 카스트로 (71)가 사회주의 노선을 고집하는 가운데 극심한 경제난 속에 개최된다.

때문에 서방의 쿠바전문가들은 획기적인 경제개혁 조치를 비롯, 이번 대회에서 몇가지 주요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시 말해 ▶ '신경제 선언' 을 통한 경제개혁 ▶후계구도 정립 ▶젊은 테크노크라트 대거 등용과 세대교체등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요소 도입 가속화, 정치적으로는 권력구조 개편이다.

우선 국가평의회의장.군최고사령관.공산당 제1서기등 굵직한 직함을 갖고 있는 카스트로는 이중 하나에서 손을 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로 고령과 건강이 거론된다.

실제로 그는 최근 중병설.사망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또 총리직 신설과 정치국원 물갈이를 통한 세대교체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카를로스 라게 국가평의회 부의장이 신임총리로 유력하다.

라게는 45세의 젊은 나이에 그동안 쿠바의 경제개혁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이같은 권력구조의 변화는 테크노크라트를 주축으로 한 신진세력을 부각시켜 카스트로 이후를 대비한 것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기에 친동생 라울 카스트로 (66) 로의 후계구도 확립을 강화할 태세다.

그는 평의회 부의장이자 국방장관을 맡고 있는등 후계자 수업을 받아왔다.

만약 예정대로 된다면 이른바 '형제세습' 인 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회의 초점은 경제개혁에 맞춰질 것같다.

쿠바는 대외 의존도가 가장 높아 소련 붕괴뒤 경제난에 허덕여 왔다.

비록 93년 내국인의 미 달러화 소지 허용, 95년 외국기업 투자허용등의 조치를 통해 회생의 전기를 마련했지만 최근 주력산업인 사탕수수 생산감소와 만성적 물자부족으로 국민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올해 수도 아바나의 호텔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그나마 경제를 받쳐주는 관광산업마저 타격을 받고 있다.

때문에 경제개혁으로 보다 획기적인 자본주의체제 도입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정선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