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자가진단포인트]부정출혈 여성건강 '적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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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1년전 자궁암으로 어머니를 잃은 박모씨 (36) .최근들어 생리와 상관없는 피가 비치자 당황했다.

이상한 것은 남편과의 부부관계후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 자궁암이 아닐까 걱정을 하며 병원을 찾았지만 다행히도 자궁입구에 조그마한 혹 (폴립) 외에는 특별한 질병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섹스에 의한 자극으로 폴립과 주변 질점막이 손상되어 혈액이 스며나온 것이다.

정상적인 여성의 생리는 24~32일 간격으로 3~7일 지속되고, 양은 30~80㎖ 정도. 따라서 이같은 정상범위를 벗어난 불규칙적인 출혈을 부정출혈로 부른다.

영동제일병원 노성일 (盧聖一) 원장은 "여성 생식기질환의 3대 증상은 냉증.하복통.출혈이며 이중 부정기적 출혈은 여성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유의해야할 적신호" 라고 말한다.

생명을 위협하는 출혈은 임신과 관련된 것으로 전치태반과 태반조기박리.자궁외임신을 들 수 있다.

전치태반은 태반이 자궁입구를 막은 채 임신말기에 출혈을 야기하는 산과질환. 또 태반조기박리는 태반이 자궁벽에서 벽지처럼 떨어져나오는 것으로 역시 응급을 요하는 산과질환이다.

전치태반이 통증없이 대량 출혈을 하는 것과는 달리 태반박리는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것이 특징. 자궁외임신은 처음에는 아랫배가 묵직하게 아파오다 2~3주 지나면 나팔관이 찢어지면서 '변비때 밑이 빠지는 것 같은' 통증이 발생한다.

임신과 무관한 출혈로 대표적인 질환은 자궁에 질병이 있을 때. 앞의 예처럼 폴립이 있거나 경부암.자궁내막증식증.근종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같은 출혈이라도 부부관계후 나오는 경우 자궁입구가 헐어 나타나므로 혈액량이 많지 않고 붉은색을 띠는 것이 특징. 그러나 양성종양이나 폴립이 자궁 속에 있을 때는 피가 고였다가 나오기 때문에 검붉다고 보면 옳다.

마지막으로 자궁내막증식증이나 암이 있을 때도 출혈이 있는데 펑펑 쏟아질때는 선홍색, 자궁에 머물렀던 혈액이 유출될 때는 검붉은 색을 보인다.

자궁에 병이 없다면 호르몬 분비이상을 체크해야 한다.

여성의 생리를 주관하는 뇌하수체의 기능장애로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과 황체호르몬 (프로게스트론) 의 부조화로 자궁에 형성된 내막층이 조금씩 탈락되므로서 출혈이 생긴다는 것. 이같은 기능부전성 자궁출혈의 특징은 양이 많지 않으면서 통증.나른함등 특별한 신체적 증상이 없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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