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인도네시아 여객기 인재 가능성…관제사 착륙 교신 오락가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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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26일 발생한 인도네시아 가루다항공 소속 에어버스 A300 여객기 추락사고는 관제사와 조종사간의 혼선으로 인해 빚어진 인재 (人災) 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이날 공개된 조종사 라치모 위요고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관제사간의 교신내용은 조종사가 메단의 폴로니아공항에 착륙을 시도하기 직전 왼쪽과 오른쪽을 혼돈해 당황하는 모습을 생생히 보여줬다.

교신내용에 따르면 특히 2개 활주로의 폴로니아공항에서 또다른 접근 항공기와 이륙 항공기를 동시에 조종하던 관제사가 선회지시를 할 때 순간적으로 두 항공기를 혼란케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관제탑의 지시에 따라 오른쪽으로 선회하다 사고를 당한 조종사는 추락순간 "아아아아악" 이라고 비명을 지른 뒤 아랍어로 자신이 믿는 회교 기도문 끝 구절인 "알라후 아크바르 (신은 위대하다)" 라고 외친 후 목소리가 끊겼다.

다음은 조종사와 관제사간에 오간 마지막 순간의 교신내용.

관제사 = GIA 152 (A300기) , 오른쪽으로 돌려라. 조종사 = 알았다. GIA 152 오른쪽로 돌린다.

관제사 = 오른쪽이라니까.

조종사 = 알았다. 152.

관제사 = 152, 지금 왼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가?

조종사 = 우리는 지금 오른쪽으로 돌고 있다.

관제사 = 152 OK.계속 왼쪽으로 돌려라.

조종사 = (잠시 머뭇거린 뒤) 왼쪽으로 돌리라고? 우리는 지금 오른쪽으로 돌기 시작하고 있다.

관제사 = OK. (잠시 머뭇거리다) OK.

관제사 = GIA 152, 계속 오른쪽으로 돌려라.

조종사 = 아아아아악, 알라후 아크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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