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글로벌 혁신’ 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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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미국의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각국의 혁신 수준을 측정한 조사에서 한국이 세계 2위에 올랐다.

국내 기업이 활발한 혁신활동으로 신기술 개발과 생산성 증대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연구개발(R&D) 세제 혜택, 무역·교육 정책 등을 통한 정부의 혁신활동 지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BCG는 지난해 9~10월 측정한 ‘글로벌 혁신 지수’ 조사에서 한국이 110개국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고 10일 밝혔다. 1위는 싱가포르이며 3위는 스위스 다. 미국은 8위였다.

BCG가 올해 처음 발표한 글로벌 혁신 지수는 미국의 전미제조업협회(NAM) 회원사 1000여 곳 설문 조사, 30여 개 다국적기업의 고위 임원 인터뷰, 세계은행·유네스코·세계경제포럼(WEF)의 혁신 관련 지표(2007년 자료)를 토대로 110개국의 ‘혁신 친화’ 수준을 비교했다. 이 지수는 혁신에 따른 기업 실적과 정책으로 혁신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정부의 역량도 분석했다.

이 지수는 혁신에 대한 ‘투입’과 ‘산출’을 측정해 매겨졌다. ‘투입’에는 정부 정책, 재정 정책, 교육 정책, 혁신 환경이 포함됐다. ‘산출’에는 특허 출원, 기술 이전 등 R&D 실적, 노동생산성과 총주주수익률 같은 경영 실적, 혁신 효과(고용성장·투자·사업이전·경제성장)가 포함됐다.

BCG는 성공적인 혁신의 핵심 요건으로 아이디어 창출, 구조화된 프로세스, 리더십, 숙련된 인력을 꼽고, 정부는 효율적인 정책을 통해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BCG의 제임스 앤드루 시니어 파트너는 “현재와 같이 세계화된 경제환경에서 혁신은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고품질의 값싼 제품이 세계 각지에서 범람하는 상황에서 비용 경쟁에만 치중하는 것은 대다수 제조업체에 가망 없는 싸움”이라고 말했다.

BCG 서울사무소 이병남 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 기업의 지속적인 혁신 노력에 대한 고무적인 성과”라며 “혁신 요소의 투입과 산출이라는 두 가지 측면 가운데 세계 1위 제품의 숫자와 지속적인 수출 증가, 생산성 증대라는 산출 부문의 성장이 조사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다른 나라와의 지수 격차가 크지 않고 조사 시점이 선진국의 경기 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가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 기업의 지속적인 성과 관리와 정부의 정책 지원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보스턴컨설팅그룹(BCG)=세계 3대 전략 컨설팅사 중 하나로 1963년 설립됐다. 전 세계 38개국 66개 사무소에서 4500여 명의 컨설턴트가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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