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 9단, 비씨카드배 본선 첫판에 탈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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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세월을 이겨낼 장사는 없는 것일까. 왕년의 영웅 조치훈(53·사진) 9단이 제1회 비씨카드배 월드챔피언십 본선 첫판(64강전)에서 한국의 백홍석 6단에게 패배한 뒤 쓴웃음을 지었다. 조치훈은 일본 측 시드를 받아 모처럼 한국에 왔으나 본선 첫판에서 탈락하고 만 것. 그러나 본선 최연장자(57세)인 조훈현 9단은 이희성 7단을 꺾고 32강에 올라 대만 최강자인 저우쥔쉰 9단과 대결한다.

이창호 9단은 연구생 김정현에게 한 수 지도하며 32강에 안착했으며 이세돌 9단과 구리 9단도 무난하게 2회전에 올랐다. 여자 기사 중에선 조혜연 8단 한 사람이, 40대 이후 노장에선 최규병 9단 한 사람이, 일본 기사 중에선 이야마 유타 8단 한 사람이 유일한 생존자가 됐다. 또 연구생 이지현은 중국 랭킹 11위 스위에 4단을 꺾고 32강에 올라 아마추어로는 유일하게 32강 진출에 성공했고, 새내기 한웅규 초단은 중국 최고의 신인으로 꼽히는 저우루이양 5단을 격파해 주목을 받았다.

이번 비씨카드배는 아마·프로가 함께 싸우는 바람에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또 그동안 금지돼온 바둑 팬들의 직접 관전을 허용하여 한국기원 2층 대회장은 시합이 끝날 때까지 북새통을 이뤘다. 사방에서 초읽기가 동시에 진행되는 데다 주변이 크게 붐빈 탓인지 시간패도 두 판이나 나왔다. 바둑이 스포츠가 되면서 ‘관전 허용’은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국제 체스경기처럼 금지선을 잘 활용하는 지혜가 아쉽다는 의견이다. 바둑 사상 처음으로 완전 오픈제와 상금제를 도입해 숱한 화제를 뿌리고 있는 비씨카드배는 12∼15일 32강전을 치른다. 32강전 상금은 6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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