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지사 대선 출마 강행 각계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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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인제 경기지사가 신한국당 경선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독자출마를 결행한데 대한 각계의 비판여론이 높다.

손호철 (孫浩哲) 서강대교수는 "李지사의 출마결정은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반칙행위로 잘못된 것" 이라며 "또 이는 '이기기만 하면 모든 것이 용납된다' 는 사고방식에서 나온 것인데 대단히 경계해야 될 발상" 이라고 질책했다.

孫교수는 "李지사에 대한 국민의 인기는 기존 정치에 대한 국민의 혐오에서 비롯된 일종의 반사인기이지 진정한 의미의 정치적 지지가 아니다" 고 분석했다.

孫교수는 또 세대교체를 자꾸 내세우는데 정치에서 세대교체를 생물학적 나이를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孫교수는 또 대선전망과 관련, "李지사의 지지기반인 젊은층의 인기가 실제득표율로 연결은 안될것" 이라고 내다 봤다.

조창현 (趙昌鉉) 한양대지방자치대학원장은 "대선은 접어두고 李지사의 출마결정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지방자치에 극히 나쁜 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말했다.

趙원장은 잔여임기 1년미만의 단체장 사임후 승계할 부단체장은 임명직이라며 "따라서 李지사의 출마는 34년만에 가까스로 시작한 지방자치의 시계바늘을 다시 중앙통치로 돌려놓는 행위" 라고 비판했다.

趙원장은 "정치적으로도 그의 이번 출마는 지방자치를 중앙정치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이용한 것으로 지방주민에 대한 일종의 배신행위" 라고 지적했다.

신봉승 (辛奉承.극작가) 씨는 "李지사의 출마는 무엇보다 2세 교육에 악영향을 미칠 것같아 우려된다" 며 "조금 있으면 초.중.고등학교에서 반장.부반장 선거를 하는데 만일 선거에 떨어진 학생이 李지사를 본받아 '선거 결과에 불복하겠다' 고 나서면 어른들은 어떻게 그 학생을 꾸짖을 수 있겠느냐" 고 힐난했다.

辛씨는 "자기가 소속된 당원들도 설득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 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이한구 (李漢久) 대우경제연구소장은 "이번 출마결정은 가뜩이나 갈피를 못잡는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어수선하게 만들 것" 이라며 "한국은 경제.남북문제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李지사를 포함한 그 어느 후보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뚜렷한 비전과 정책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모호한 인기만을 믿고 출마하는 것같아 씁쓸하다" 고 말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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