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 Study] 짝수 시간으로 자는 수면 습관을 길러 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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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되면 가정마다 아침이 부산해진다. 주부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조금이라도 더 자고 싶은 자녀를 깨우는 일. 늦게 잠을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억지로 일어나더라도 오전 내내 멍한 상태가 오래 계속된다는 점이다. 소위 ‘얼리 버드 증후군’이다.

왜 잠을 충분히 자지 않으면 몸이 찌뿌듯한 상태가 계속되는 것일까. 이는 수면과 각성의 메커니즘을 알면 이해가 된다.

우리 몸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라는 자율신경계에 의해 통제된다. 교감신경은 자동차로 말하면 액셀러레이터, 부교감신경은 브레이크에 해당된다. 따라서 잠을 잘 때는 편안한 휴식모드인 부교감신경이 지배하다 아침 기상 시간이 되면 활동을 개시하는 교감신경으로 넘어간다. 잠을 깨도 멍한 상태가 계속되는 것은 부교감신경에서 교감신경으로 재빨리 전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체온의 변화다. 체온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하는데 특히 아침 기상 3시간 전 최저점을 기록한다. 그리고 서서히 올라가 저녁 무렵 가장 높아진다. 따라서 아침에 일어날 때 체온이 충분히 상승돼 있으면 잠을 쉽게 깰 뿐 아니라 몸이 가뿐하다. 반면 체온이 낮은 상태로 있다면 몸이 무겁고 짜증이 난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뿐하고 상쾌하게 일어날 수 있을까.

첫째는 숙면이다. 다 아는 얘기지만 숙면을 취하는 데도 요령이 있다.

하나는 ‘신데렐라 수면법’을 취하는 것이다. 신데렐라는 자정이 되면 마법이 풀리기 때문에 늦어도 밤 12시 이전에 귀가해야 한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자정 이전으로 잡으라는 뜻이다. 숙면 유도물질인 멜라토닌은 오전 2~3시 이후 급격히 줄어 잠의 효과가 반감된다.

잠들기 한두 시간 전부터 실내 조도를 낮추는 방법도 필요하다. 실내등이 너무 밝으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된다. 그래서 일찍 잠들지 못하는 사람에겐 취침하기 한두 시간 전 선글라스 착용을 권하기도 한다. 특히 잠자기 전까지 컴퓨터를 사용하면 숙면에 방해가 된다. 화면의 조도가 높아 뇌가 각성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물론 컴퓨터 게임을 한다거나 공포영화와 같이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

둘째는 짝수 시간으로 자는 것이 유리하다. 하루 밤의 수면은 논렘수면(입면-얕은 잠-깊은 잠)과 렘수면(꿈을 꾸는 깊은 잠)이 2시간을 주기로 반복된다. 아침 기상은 렘수면이 끝날 즈음에 일어나야 상쾌하다. 논렘수면에서 강제로 일어나면 각성까지 시간이 걸리고, 한참 동안 불쾌한 기분이 계속된다. 수면의 한 사이클이 끝나는 2시간 단위로 깨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성공적인 CEO에는 종달새형(아침형)이 많다. 신학기뿐 아니라 평생 좋은 수면습관을 갖도록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

고종관 건강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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