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총재 “올 세계 성장률 0%로 낮출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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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올해 세계경제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는 18일(현지시간) 앞으로 3개월 내에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제로(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IMF는 이미 지난달 말 기존 전망치(2.2%)를 0.5%로 대폭 낮춘 상태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올해 세계 경제가 이 정도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이미 낙관적인 게 돼버렸다”며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고 있지만 그 강도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몇 주에서 몇 달 사이에 IMF의 도움이 필요한 나라들이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이날 -0.2~1.1%였던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1.3~-0.5%로 확 깎았다. 반면 실업률 전망은 7.1~7.6%에서 8.5~8.8%로 1%포인트 이상 높여 잡았다. 가장 최근에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1991년(-0.2%)이다. AP통신은 “올해는 성장률이 -1.9%였던 1982년 이후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물경제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월 산업생산은 전달에 비해 1.8% 하락했다. 신규 주택 착공 실적은 연율 46만6000채로 한 달 전보다 16.8% 급감했다.

경제 전망이 나빠지면서 미국 정부는 더 바빠졌다.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은 “미국 경제의 후퇴가 앞으로 두 달 이상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은 과도한 조치보다 부족한 대응이 훨씬 위험하다는 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벤 버냉키 FRB 의장도 워싱턴의 내셔널 프레스클럽 연설에서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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