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OB-한화, 애증의 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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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친구야, 너무하잖니. " OB 김인식 (50) 감독과 한화 강병철 (51) 감독은 절친한 친구다.

서울출신인 김감독 (배문고) 과 부산출신인 강감독 (부산상고) 은 고교졸업후 한일은행에 나란히 입단해 한솥밥을 먹기 시작한뒤 군 (해병대) 생활까지 함께하며 30여년간 두터운 우정을 쌓아왔다.

그러나 김인식감독이 OB사령탑을 맡기 시작한 지난 95년이후 두 감독의 우정은 애증의 관계로 변하고 있다.

그 이유는 3년동안 성적이 나쁜팀을 맡은 감독이 잘 나가는 팀에 일격을 가해 큰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 지난 95년 OB는 정규리그 막판에 LG와 반게임차로 1위다툼을 벌였었다.

당시 OB는 한화의 끈질긴 공세 때문에 막판까지 LG와의 순위다툼에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해 한화는 정민철의 손부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일찌감치 무산되고도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순위다툼이 한창이던 9월초 OB와의 경기에 이상목과 이상군을 투입, 2연승을 거둬 김인식감독의 애간장을 태웠다.

96년엔 OB가 빚을 갚았다.

김상진등 주전들의 부상으로 일찌감치 꼴찌가 확정됐던 OB는 정규리그 3위를 차지했던 한화의 가슴을 여러번 멍들게 했다.

OB는 지난해 시즌 초반 대전원정경기를 모두 이겨 한화를 꼴찌로 밀어내더니 한화가 시즌 막판 쌍방울과 반게임차로 2위싸움을 할때 박철순이 최고령 선발승을 기록하는등 한화에 일격을 가했다.

올시즌에는 다시 한화의 복수전이 전개되고 있다.

6위를 달리고 있는 한화는 지난 25일과 26일 잠실에서 벌어진 OB와의 연속경기에서 완승, OB를 5위로 끌어내렸다.

유니폼을 입으면 냉혹한 승부사로 변하는 두 감독의 대결이 앞으로 어떤 상황을 연출하게 될지 프로야구의 또다른 흥미거리가 되고 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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