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공원도 인파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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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여름 휴가철을 맞은 미국의 국립공원들이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 자연자원보호위원회와 사적 (史蹟) 보존위원회는 최근 보고서를 발간, 국립공원들이 처한 심각한 상황에 대해 지적했으며 ABC - TV도 특집방송을 내보냈다.

지난해만 해도 4백50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든 그랜드 캐니언의 경우 한창 휴가철에는 차도는 물론 하이킹 도로까지 엄청난 체증이 빚어지며 관광 헬리콥터나 경비행기 때문에 소음공해도 심각한 실정이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혼잡이 심한 주말에는 아예 일부 관광명소에서 몇시간씩 관광객들의 출입을 금지시키고 있으며, 게티즈버그 국립군사공원안의 기념물들은 산성비와 관리요원의 부족 때문에 서서히 붕괴되고 있다.

미국의 국립공원들이 이처럼 수난을 당하고 있는 것은 관광객들은 해마다 늘어나는데도 공원관리예산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10년전 2억명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던 국립공원 입장객은 지난해 2억6천6백만명을 기록한데 이이 금년에는 2억7천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78년 12억6천만달러였던 국립공원관리예산은 지난해 6억3천만달러로 대폭 줄었고, 그나마 입장료수입 (지난해 8천만달러) 도 15%만 국립공원에 돌아가고 나머지는 국고로 들어가고 있다.

따라서 국립공원측으로선 편의시설축소.관광시즌 단축.관리용원 해고등 소극적인 대처외엔 달리 방안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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