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화 '에어포스 원' 주연 해리슨 포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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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대통령이 탑승한 대통령 전용기를 공중납치한 러시아의 테러리스트들을 대통령 스스로가 기지와 액션으로 처치하는 '에어포스 원' .이 영화에서 미국 대통령역을 소화해낸 해리슨 포드 (사진) 를 LA에서 만났다.

그는 "대통령으로서의 카리스마와 지적인 면을 잃지 않으면서도 치고박는 연기가 필요한 복잡한 역을 훌륭히 소화했다" 며 대단히 만족스러워 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이 '다이 하드' 의 브루스 윌리스처럼 종횡무진 활약하는 것에 관해 "너무 영웅주의로만 보지는 말아달라" 고 말했다.

영화의 내용에 '미국식 영웅주의' 가 지나치게 강조되어 다른 나라에선 약간의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한 그는 덧붙여 "흥미를 끌기 위해 가장 막강한 권력자를 가장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설정했을 뿐, 영화의 주제는 한계상황에 처한 개인의 극복의지를 보여주는 것" 이라고 했다.

"위험에 처한 미국대통령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위험에 빠진 특별한 개인을 그렸기" 때문에 왕년의 존 웨인처럼 '가장 미국적인 영웅' 이 된 기분이 아니냐는 물음에는 "전혀 그렇게 느껴본 적이 없다" 고 잘라 말했다.

포드는 개인적으로 비행기 조종 면허를 갖고 있어 비행기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더욱 훌륭히 대처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이에 대해 "영화 안에서 대통령은 비행기에 대해 전혀 몰랐다.

전화로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답답한 상황이었으나 그것이 더욱 재미있었다" 고 말한다.

페터슨 감독과 포드는 클린턴 대통령의 주선으로 에어포스 원 (대통령 전용기) 내부를 직접 둘러봐 영화제작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동석한 페터슨은 대통령이 대테러 액션에 직접 나선 것이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영화는 물론 팬터지이다.

그러나 아무리 팬태스틱하고 상황이 극단적이라도 그럴 수도 있겠다는 공감대만 만들면 그게 바로 영화" 라고 응수했다.

한편 포드는 "악역을 해보지 않겠느냐" 는 질문에 "악역이라고 마다한 적은 없다.

단지 역할 부여에 동기가 납득할만한 것이냐가 문제다.

이유없이 수십명을 살해하는 역할이라면 사양하겠다" 고 했다.

'에어포스 원' 의 악역은 게리 올드먼으로 페터슨 감독은 그가 출연진.스탭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냉혈하면서도 충동적인 이상성격자 역을 해냈다고 소개했다.

해리슨 포드는 올해 브래드 피트와 공연한 '데블스 오운' 에서 경험많고 도덕심이 강한 뉴욕의 경찰로 출연했고 다음 작품으로 이반 라이트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식스 데이즈, 세븐 나이츠' 에 주연을 맡을 예정이다.

해리슨 포드는 60년대말 영화계에 입문해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의 '대화' 등의 조연으로 주목받았으며 '스타워스' '인디애나 존스' 연작에서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고 '블레이드 러너' (82년) , '위트니스' (85년) 등으로 카리스마적인 주인공으로서 이미지를 굳혔다.

LA=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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