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숙박시설 예약 아직도 남아있어 경기불황 보여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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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보람증권광주지점 박상환 (朴相煥.41.광주시북구운암동) 씨는 아직도 여름휴가계획을 못세우고 있다.

확실한 것은 호주머니사정이 빡빡해 경비가 적게 드는 곳으로 가 대충 때운다는 생각뿐이다.

직장동료들중 해마다 서너명은 외국에 나갔었는데 올해는 이런 계획을 가진 사람이 전혀 없을 뿐더러 휴가를 앞두고 들뜬 모습조차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의 초.중.고교가 오는 19일 방학에 들어가 다음주부터 본격 휴가철이 시작되는데도 분위기는 썰렁하다.

휴가철이 코앞에 닥쳤으나 예년 같으면 벌써 동났을 유명 관광지의 숙박시설 예약이 남아있는등 경기불황의 영향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지리산국립공원 화엄사지구 프라자호텔의 경우 객실 99개 예약이 피서 절정기인 오는 28일부터 8월3일까지만 끝나고 나머지 기간은 20~30%씩 비어 있다.

지난해 7월초 예약이 완전히 끝나 여러 경로를 통한 예약청탁에 시달리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전북남원의 효산콘도는 2백51실 예약이 다음달 1~10일만 완료됐을 뿐 이달 하순과 다음달 중순이후는 70%에 그쳐 올 피서철 이용객수가 전체적으로 20%가량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주리조트는 8월말까지 9백40실 예약이 완료됐지만 지난해 6대4였던 가족단위와 기업체단체예약의 비율이 올해 3대7로 뒤바뀌었다.

불황에 따른 공실 (空室) 을 막기 위해 미리 기업체를 상대로 집중적인 영업을 한 결과다.

보길도등을 낀 완도군에는 보통 6월말부터 폭주하던 문의전화가 최근에야 잇따르기 시작했고 알뜰피서를 하려는 현상이 역력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문선 (崔文善.46) 완도군 관광계장은 "예전 고급 숙박시설등을 안내받으려던 것과 달리 민박.야영 가능여부와 대중교통편에 대해 묻는 사람이 많다" 고 말했다.

여행업계도 휴가철 장사가 예년만 훨씬 못하다고 울상이다.

전주한라관광의 경우 제주도.강원도 예약 피서객이 지난해는 하루평균 20여명 이었으나 올해는 피크인 8월초순이 15명정도에 불과하고 그밖의 기간은 10명도 안된다.

광주.전주 = 이해석.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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