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합동연설회서 정치보복 공방 가열

11일 부산 합동연설회에서 이수성후보는 "다음 대통령이 어떤 사람이 되느냐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 라며 "잘못되면 피비린내 나는 보복과 새로운 분열이 시작될 우려가 있다" 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갈기갈기 찢어진 국민들 마음을 합칠 수 있는 통합과 사랑, 화해의 정치가 가장 필요한 시기" 라고 역설했다. 이수성후보는 '정치보복' 관련 발언을 하면서 특정후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연설을 들은 거의 모든 이들은 李후보 자신및 민주계와 소원한 이회창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이날 연설회가 개최된 부산 (경남) 지역은 김영삼대통령과 민주계 본류의 발원지 (發源地) .이같은 측면에서도 최근 민주계 핵심 일부를 포용한 이수성후보의 섬뜩한 발언은 '작심' 하고 던진 것으로 이해됐다. 그러지 않아도 정치보복설에 언짢아하던 이회창후보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수성후보에 바로 뒤이어 등단한 이회창후보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민주계에게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음을 알고 있다" 며 "민주화투쟁을 이끈 이 나라 동지인데 누구를 구분하고 배척할 수있느냐" 고 반문했다. 이같은 상황을 경계해 경선출정식에서 '정치보복 중지' 선언까지 했던 이회창후보는 기다렸다는 듯 정면으로 맞받아친 것이다. 이회창후보의 참모들도 루머의 조기진화에 나섰다. 이회창후보 경선본부의 박성범 (朴成範) 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최근 모후보가 민주산악회 회원들을 상대로 이회창후보가 집권하면 정치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악성음해를 계속하는데 대해 충격을 금할 수 없다" 며 "李후보의 정치사전에 정치보복이란 단어는 없다" 고 강조했다. 李후보도 흑색선전의 피해자임을 부각하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이미 한차례의 '살생부 (殺生簿)' 공방을 치렀던 신한국당내에는 아직도 "A후보는 한번 찍은 사람은 끝까지 손을 본다" "B후보가 되면 정치권 전체가 판갈이가 될 것이다" 는등 근거없는 각종 루머가 난무하는 실정이다. 문민정부 집권초기의 '보복.표적사정' 악몽이 '약자' 들의 입을 통해 되살아나 경선을 더욱 살벌하게 만들고 있다. 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