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성 지지 파장 와해 국면의 政發協 소속의원들 망연자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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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한국당 민주계 주도의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가 와해위기를 맞고 있다.정발협 핵심 12인이 지난 5일 이수성(李壽成)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본지(7월6일자)에 특종 보도된 다음부터 갈등.분열상을 표출하더니 7일에는 아예 와르르 무너져내리는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서청원(徐淸源)간사장이 김영삼 대통령의 노발대발로 돌연 사퇴했고,정발협의 어느 누구도 그의 사퇴를 말리지 않은 사실이 그 하나다.도리어 徐간사장 반대파에서는 그를 손가락질하는 인사마저 있었다.

徐간사장은 오전9시쯤 정발협 사무실에 나와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당시 의장실에는 이세기(李世基)공동의장과 권정달(權正達)운영위원장,김운환(金운桓)의원이 있었으나 徐간사장은 회의실로 바로 가 기자들에게 사퇴의사를 밝혔다.

그는“앞으로 당분간 여의도에 나타나지 않겠다.정발협에서 어떤 역할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그는“서석재(徐錫宰)공동의장등 간부들과 상의했느냐”는 질문에“혼자 결정했다”고 대답했다.그는 간담회후 의장실로 들어가“저는 이제 갑니다”라고만 말한뒤 밖으로 휙 나가버렸다.

영문을 모른 李공동의장이“무슨 소리냐.얘기 좀 하자”고 했으나 들은체만체 했다.

李의장은“이게 뭐냐.제맘대로다.정발협이 특정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공개선언한지 며칠이나 됐다고 누굴 지지하고 말고 하느냐.지지하려면 정발협 밖에 나가서 하라”며 화를 벌컥 냈다.

6일내내 徐간사장과 갈등을 일으킨 이인제(李仁濟)후보 지지파의 金의원도“맞는 말씀”이라며 맞장구쳤다.

金의원은 최형우(崔炯佑)고문계로 이인제후보를 지지하는 심상준(沈相埈.구례-곡성)위원장을 옆에 앉힌채 기자들과 만나“12인이 이수성후보 지지를 서명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행동통일을 같이 하자는 백지서명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金의원은“몇몇 사람이 그만둔다고 해서 정발협이 해체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인제후보 지지세를 규합할 것임을 시사했다.金의원의 간담회가 끝나고 얼마후 李의장.權위원장은 소리소문없이 사무실을 빠져나갔다.金의원.沈위원장도 곧바로 사라졌다.매일 출근하던 徐의장이나 이재오(李在五)기획단장은 아예 나타나지 않았다.

밑의 사람들만 남아“이러다 이회창(李會昌)후보에게 (경선승리를) 넘겨주는 것 아니냐”고 수군거렸다.실무자 모두들 불안한 기색이었다.이런 분위기는 이사(의원.위원장)들에게도 확 퍼졌다.정발협 소속 한 의원은“이제 우리는 오합지졸에 불과하다”고 나지막이 말했다. 이상일 기자

<사진설명>

신한국당 범민주계 모임인 정발협이 이수성.이인제후보 지지를 놓고 심각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7일 오전 여의도 미주빌딩 사무실에서 이수성후보를 지지하는 서청원의원이 간사장직 사퇴를 밝히고,상임집행위원인 김운환의원은 12인 이수성 지지각서 서명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고 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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