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니스라운지> 주한 美상의 마이클 브라운 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한미 통상협상에서 숨은 역할을 하고 있는 주한미상공회의소의 마이클 브라운 회장(39.퍼스트내쇼날 시카고은행 서울지점장)은“한국경제의 고비용.저성장 문제를 풀기 위한 열쇠는 규제완화와 자유화”라고 말했다.

올 1월부터 미 상의 회장을 맡은 그는 87~91년 이 은행 서울지점 부지점장을 역임했다.그는 94년6월부터 다시 서울근무를 하고 있는등 모두 7년을 서울에 머물러온'한국통'이다.

-주한 미상의의 하는 일은.

“첫째 목적은 한미간의 무역 증진이고 그 다음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회원기업들의 이익 보호다.이를 위해 회원들에게 한국의 경제상황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한국의 정부.재계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전달한다.통상 이슈들은 자주 오해를 불러일으켜 그 오해를 푸는게 우리의 주된 일이다.현재 회원수는 1천9백명이고 23개 업종별 위원회가 구성돼있다.”

-한국의 투자환경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투자 장벽은 OECD가입등으로 크게 낮아지고 있다.그러나 높은 땅값과 정부규제등 때문에 공장 건설을 필요로 하는 제조업체에게는 좋은 환경이 아니다.다만 소매.유통업이나 하이테크 산업에서의 비즈니스 환경은 좋아지고 있다”

-한국 정부의 규제에 대해선.

“많은 규제가 있지만 그동안 외국기업에 대한 한국정부의 태도도 놀랄만큼 크게 변했다.그러나 한국은 아시아 국가들이 외국투자유치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규제완화와 자유화가 고비용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될 것이다.”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며 겪는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한국에서는 외국은행이 한달에 70개 이상의 보고서를 한국은행이나 정부 당국에 제출하고 있다.그러나 일본의 경우는 보고서 수가 11개,홍콩은 14개,싱가포르는 10개에 불과하다.한국의 고위직 관료들은 우리의 의견을 잘 이해해주고 기꺼이 변화 하려고 하는데 아래로 내려갈수록 변하지 않고 있다.”

-한국의 경기회복 전망은.

“한국은 반도체.철강.자동차등 3~4개 산업에 의존하고 한국의 경쟁력은 환율에 의존하고 있다.따라서 경기전망을 하기 어렵다.한국경제를 개선시키려면 구조적 변화가 중요하나 이는 어렵고 시간을 요한다.구조적인 문제로는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높은 이자율,자금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하는 점등을 들 수 있다.”

-한국의 과소비 억제분위기에 대해 미국의 불만이 많은데.

“우리가 바라는 것은 수입 규제가 좀더 명확하게 정의됐으면 하는 것이다.절약 캠페인으로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것은 넌센스다.오히려 경제성장의 견인차인 개인소비를 감소시켜 저성장을 초래할 것이다.”

-주한 미상의가'한미 통상마찰의 진원지'또는'경제로비의 본산'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우리는 균형을 매우 중시해왔다.한 예로 지난 가을 미국의 수퍼 301조에 따라 한국이 지적재산권 우선감시대상국에 포함된 것을 알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이를 일반감시대상국으로 완화시켜야 한다고 건의했다.

우리 이익만을 위해 일한다고 보지 말라.한미간 통상문제를 둘러싼 우리의 노력은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이영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