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보성군 8월부터 다리.건물등 문화기행 관광 상품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소설가 조정래(趙廷來)씨가 전남보성군 벌교를 배경으로 쓴 대하소설'태백산맥'의 진한 감동이 관광상품으로 엮어진다.

보성군이 소설 속의 현장들을 발굴.보존.복원하는등 벌교읍 일대를 문학기행 테마공원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보성군은 이를 위한 프로젝트팀을 4월 공무원 6명으로 구성해 현재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8월 말까지는 테마공원화의 기본계획 수립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태백산맥의 독자들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무대들을 복원해 놓음으로써 관광객들이 그 무대를 실제로 체험케 한다는 것이 보성군의 구상이다.벌교에 남아 있는 태백산맥의 무대는 포구를 가로지르는 홍교.소화다리.철다리와 현부잣집.남원여관.금융조합등 수두룩하다.

보성군은 그간 애절한 사랑의 주인공인 소화의 무당집터등도 찾아냈으며 이를 소설에 묘사된 대로 복원한다는 구상을 세웠다.빨치산 하대치의 아버지가 등이 휘도록 돌을 져 날라 쌓았다는 중도방죽도 문헌조사를 통해 회정리에 실제로 있음을 확인했다.

군은 지난해 폐교된 연산리의 홍교분교를 사들여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관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또 8월부터 문학기행을 오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1백여쪽의'소설 태백산맥 기행 길잡이'를 만들고 있다.

이 사업을 생각해낸 보성군 위승환(魏承煥.43) 환경관리계장은“소설 속의 무대들을 보고자 벌교를 찾는 사람이 지금도 매우 많다”며“상상력과 현장을 연결시켜주면 벌교가 국내 최고의 문학기행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성군은 그러나 사업시행에 앞서 주민공청회를 여는등 신중히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태백산맥'이 빨치산을 긍정적으로 묘사한게 아니라 그 역사적 의미를 담은 작품이고 픽션인데도'빨갱이 소설'이라고 거부반응을 보이는 주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보성=이해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