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항공사 , 특화전략으로 승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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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역에 기반을 둔 저가항공사들이 생존을 위한 새로운 특화전략을 경쟁적으로 쏟아놓고 있다.

기존 대형 항공사에 맞서 보다 나은 지역우대 할인을 적용하거나 파격적인 인터넷 항공료 할인 기법까지 나왔다.가장 큰 고객인 지역주민들의 신뢰 확보를 위해 인재 채용을 확대하는 곳도 있다.

◆지역밀착으로 승부수=애경그룹과 제주도가 공동출자 해 3년 전 출범한 제주항공은 연초부터 제주도민은 물론 전국에 사는 모든 모든 제주출신 재외 도민에게 주말(금~일요일)·성수기를 제외, 항공료를 15% 깎아준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7월부터 제주거주 도민에 대해 항공료를 15% 낮춰주고, 할인대상도 명예제주도민과 제주에 사는 외국국적의 해외동포까지로 확대했었다. 기존 할인 수혜 폭을 크게 넓힌 게 이번 조치의 핵심으로 ‘안방’고객에 대한 특혜적 배려를 통해 ‘단골’고객을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제주를 떠나 전국 각 지역에 사는 제주출신 재외도민은 서울 등 수도권 26만 명을 포함, 53만 명으로 예상돼 제주도에 사는 도민 56만 명을 포함하면 할인대상은 100만 명을 웃돈다.

김석용 제주항공 본부장은 “제주를 모태지역으로 설립한 항공사로서 뭍 나들이 불편이 많은 제주도민들이 더 쉽게, 더 싼 값으로 항공기를 이용하도록 하고자 가격서비스를 결정했다”며 “지역항공사로서는 처음 지난해 7월 일본 등 해외노선에 취항해 안전성을 입증 받는 등 그동안의 노력에 힘입어 취항한 제주~김포·김해·청주 등 모든 노선에서 탑승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아시아나와 부산 지역 상공업계가 공동출자, 출범한 에어부산은 지역인재 채용으로 ‘지역친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5월과 8월 공채 결과 현재 185명의 직원 중 영남권 지역출신이 80%가 넘는다. 연말 추가 공채에도 7500여명이 몰려 최종 전형절차가 끝나면 지역출신 직원비율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파격’요금으로 유혹=이달 7일 제주~김포 노선에 첫 취항한 전북지역의 이스타항공은 2주가 넘도록 전좌석 매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김포~제주노선을 하루 4차례 왕복 운항한다. 이미 이달 항공편 좌석이 매진돼 대기자들이 줄을 설 정도다. 2월 한 달간 항공편 예약률도 벌써 50%를 웃돈다.

초저가 항공권이 돌풍의 비결이다. 인터넷을 통해 예매할 경우 항공기 전 좌석(보잉 737-NG기종, 131석) 의 10% 이내 선착순 고객에겐 항공료를 1만9900원(공항이용료·유류할증료 제외)만 받는다. 선착순 20%이내 고객엔 3만~4만원을 받는 등 평일기준 정상요금(5만7900원)과 다른 단계별 요금제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탑승객들에게는 제주도내 골프장 부킹 패키지상품, 호텔·렌트카 연계 서비스 등도 함께 제공한다.

송기택 이스타항공 홍보실장은 “항공 대중화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최저가격과 안전하고 편리한 서비스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대석·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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