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한나라 쟁점법 설명회장 깜짝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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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한나라당 대표(中)가 16일 서울 용산구민회관에서 열린 ‘서울 정책설명회’에 참석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한나라당의 쟁점 법안 설명회장을 깜짝 방문했다.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대국민 홍보전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광주·전남 지역 공식 일정의 마지막으로 광주 월출동의 한국광기술원을 방문했다.

이어 오후 4시쯤 한나라당 광주·전남 지역 정책설명회장에 들렀다. 한국광기술원과 한나라당이 설명회를 연 광주과학기술교류협력센터는 광주 첨단과학산업단지 내에 함께 위치해 있다.

행사가 끝나갈 즈음 350여 명 당원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한 이 대통령은 “야당 때부터 함께한 여러분들이야말로 진정한 동지”라며 “지역 차별과 같은 과거 정치논리를 털고 미래지향적으로 앞으로 나가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옛날 기업인 시절 별명인 불도저처럼 해 달라는 편지를 많이 받지만 이제는 절차를 밟고 성공해야 하는 시대”라며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기초를 닦고 위기 이후를 대비하는 정책을 추진해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대통령의 깜짝 행보는 2월 국회에서 미디어관계법 등 쟁점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국민을 먼저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대통령은 12일 라디오 연설에서 “정부가 예산 집행을 서두르고 있지만 여야 대립으로 법안 처리가 늦어지는 바람에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고 말했었다.

행사에는 한나라당에서 전남도당위원장인 박재순 최고위원과 임태희 정책위의장, 안경률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또 이 대통령의 측근이지만 아무런 당직이 없어 당 공식 행사에 두문불출했던 호남 출신 정두언 의원도 참석했다. 정 의원 측은 “연고가 있는 지역인 데다 전날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광주 행사에 대통령을 수행해줄 수 없겠느냐’고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박희태 대표와 허태열 최고위원은 서울과 울산에서 각각 정책설명회를 열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왼쪽 둘째)가 16일 서울 강남민주당원 신년 인사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전날 맞불 작전으로 대전에서 ‘MB악법 규탄 및 철회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던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대대적 홍보전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정세균 대표는 16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은 (홍보전에서) ‘MB악법’을 ‘MB약법’이라고 하더라”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악법을 약법이라고 하는 한나라당은 가짜 약장수”라고 비틀었다. 그는 “국민들이 약법인지 가짜 약법인지 구분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라며 “혹세무민 정책이 통할 리 만무하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는 18일 광주·전남에서 열리는 규탄대회에 총출동해 여론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정효식·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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