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백화점 새주인 만나 금융빌딩으로 변신 -북두칠성 그룹에 낙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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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서울명동의 코스모스백화점(사진)이 우여곡절끝에 새주인을 만나 금융빌딩으로 변신한다.

부동산개발전문회사인 ㈜북두칠성(회장 李培植.47)은 10일 서울서초동 법원청사에서 실시된 코스모스백화점 경매에서 계열사인 남양관광 이름으로 6백11억원에 낙찰받았다.

코스모스백화점은 평당 1억3천여만원 하는 명동입구 노른자위 땅으로 대지면적 1천여평에 건평이 6천여평 되는 5층짜리 건물. 재일동포 정규성씨가 65년 땅을 매입,70년4월 오픈한 것으로 화려한 내.외장으로 70년대까지만 해도 명동성당과 함께 명동의 명물로 꼽힐 정도였다.

한때 전국에 6개의 점포망을 두는등 국내 유통업계를 주도했으나 91년 계열사인 코스모스전자의 부도로 지급보증을 서줬던 9백50억원을 빚으로 떠안으면서 쇄락,92년 채권은행단에 의해 첫 경매에 부쳐졌다.

당시 법원경매가격이 1천7백억원으로 시작된 경매가 몇차례 유찰되는 과정에서 값이 떨어져 1천15억원에 풍한산업.대협건설.정방섬유.부림.조선비료등의 컨소시엄에 넘어갔다.

그러나 컨소시엄 업체간 알력으로 이후 95년까지 최대주주가 대협건설 김용호 회장에서 풍한산업 김정우 회장으로 바뀌고 초대형 백화점으로 변신계획도 무산됐다.

우여곡절끝에 95년9월'코스모스프라자'로 이름을 바꾸고 중저가의류도소매상가로 변신노력을 기울였다.하지만 인수당시 떠안은 은행부채 9백50억원을 제대로 갚지 못하자 회생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채권은행단이 한달뒤 1천1백31억원에 다시 경매에 부쳤다.

그동안 6백여억원의 임대보증금을 돌려받으려는 임대계약자들의 반발등으로 세차례 유찰되면서 이번에 6백11억원에 새주인에게 넘어가게 됐다.

이번에는 임대계약자들과 북두칠성그룹측간에 임대보증금 6백억원 반환문제에 관한 사전협의가 이뤄진 가운데 경매가 유찰되지않고 성사됐다.

이에따라 코스모스백화점은 금융빌딩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북두칠성그룹 李회장은 경매를 앞두고“경영권 확보에 성공하면 한국 금융시장의 중심빌딩으로 만들겠다”고 밝힌바 있다.

전남 해남이 고향인 李회장은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한뒤 한때 절에 들어가 생활하기도 하다가 85년부터 무역업을 시작,돈이 모이면 부동산에 투자해 지금은 전국의 요지에 2백80여만평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

李회장은 부동산컨설팅회사인 ㈜북두칠성을 95년 10월 설립했고 이를 모기업으로 현재 국일관 경영업체인'남양관광'과 생수사업체인'생명수','왕무역','왕건설',월간시사지 코리아라이프를 발행하는'홍익신문사'등 6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같은 북두칠성그룹이 재계에 알려진 것은 지난해 종로의 국일관을 2백80억원에 인수하면서였다.

북두칠성은 현재 국일관을 지하 8층,지상 15층으로 재건축중인데 이 건물의 전체점포 1천4백30개의 절반정도가 분양된 상태. 새로 짓는 국일관건물을 종로의 새명물로 만들겠다는 것이 포부인 李회장은 남대문시장 재개발과 강원도 파라호 인근 2백여만평 부지에 종합 레저타운 건설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이기원.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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