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 축구' 전문가 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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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의 무기력증이 심각하다. 독일 월드컵 예선 몰디브전과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 이어 지난 2일 터키와의 친선경기에서도 무득점. 일주일도 남지 않은 월드컵 예선 베트남(9일)전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축구 전문가들은 "새 대표팀 감독 선임이 늦어지면서 조직력이 붕괴했다. 선수들이 감독 경질에 책임감을 느끼고 정신자세를 다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전 축구협회 기술위원장)

원정경기임에도 터키는 강하게 압박하고 나왔는데 한국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 후반에 최성국.김두현 등을 투입하면서 경기 내용이 좋아졌다. 젊은 선수들을 기용, 대표팀에 자극을 준 점은 긍정적이다. 대표팀에 구심점(감독)이 없다 보니 선수들의 심리가 안정돼 있지 않다. 베트남과의 홈경기에선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정신자세를 갖추길 바란다.

◇김호 숭실대 교수(전 수원 삼성 감독)

사령탑 부재 속에 선수들의 집중력과 투지가 실종됐다. 프로 선수들이라면 최상의 컨디션과 체력을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데 자기관리가 부족했다. 현재 대표팀의 문제는 축구협회의 근시안적 행정이 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독 대행체제로 월드컵 예선을 치르게 된 지금으로선 선수들 각자가 국가대표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

우리보다 한두 수 아래로 평가되는 월드컵 예선 상대팀에서 거칠게 나올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대표팀에 새 피를 수혈, 선의의 경쟁체제를 만든 점은 평가할 만하다. 이참에 매너리즘에 빠진 선수들은 과감히 교체해야 한다. 김은중.최성국 등을 활용, 다양한 공격루트를 마련해야 한다. 베트남전에서 대량 득점하지 않으면 예선 탈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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