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들어도 간다” 청소년 해외봉사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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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남한에 와서 받기만 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어요.”

2004년 탈북한 새터민 전광혁(23·고교 3년)씨는 인도 자원봉사 여행을 앞두고 들떠 있다. 그는 23일 인도 중부 낙푸르로 가 3주일간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전씨는 인도에서 국제기구인 해비탯이 주관하는 빈민을 위한 집 짓기에 참여할 계획이다. 넉넉하지 않는 생활이지만 용돈을 모아 60만원의 여비를 마련했다.

대학생 정구필(20·한동대 1년)씨는 이번 겨울방학에 배낭여행을 가려다 방글라데시로 봉사활동을 가기로 방향을 틀었다. 여비 80만원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다. 보름간 방글라데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공부했다. 15일 방글라데시의 보그라 지역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2주일간 마을 공공화장실과 자원봉사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정씨는 “전공인 사회복지 분야에서 미리 경험을 쌓고 싶었다”며 “준비 기간 동안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해외 봉사활동에 몰렸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해 11월 모집한 대한민국 청소년해외봉사단원이 그들이다. 310명을 뽑는 데 2000여 명의 중·고생, 대학생이 몰려 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00만~200만원 안팎의 경비를 정부가 다 대는 게 아니라 절반은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데도 이렇게 인기를 끈 것이다. 복지부는 누구를 뽑을지 고민하다 지원자의 의지와 동기 등을 고려해 선발했다. 복지부 아동청소년교류과 정군식 과장은 “봉사활동의 중요성이 확산되면서 지원자가 몰렸다”고 말했다.

봉사단은 1~2월 방글라데시·동티모르 등 11개 국가의 빈민 지역을 찾아가 학교나 마을 공동시설을 고치고 태권도와 한글을 가르칠 예정이다.

김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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