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 장애인 구출 火傷입은 경찰관,6개월째 외로운 투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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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불길속에 뛰어들어 장애인을 구한뒤 중화상을 입은 한 경찰관이 6개월째 외로운 투병생활을 하며 병원비 걱정을 하고 있다.주인공은 김제경찰서 정보과 이상찬(李相贊.35)경장.

李경장은 지난해 9월 홀어머니를 만나러 익산시망성면어량리에 갔다가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오토바이점을 보고 곧장 뛰어들었다.

오토바이 한대가 불길에 휩싸였고 소아마비로 지체부자유자인 주인 崔동기씨가 불길을 피하지 못한채 허둥대고 있었다.

李경장은 황급히 불붙은 오토바이와 崔씨를 밖으로 끌어냈다.그러나 잠시 한숨을 돌리는 사이 오토바이 연료통이 폭발,李경장은 화염에 휩싸였다.

그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생사의 기로에 섰다.다리와 팔등은 굳어 움직이지도 못했고 입등은 오그라붙었다.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몇차례의 대수술 끝에 다행히 조금은 제모습을 찾고 지난 2월 퇴원했다.이때까지의 병원비는 공상

처리됐다.

그러나 李경장은 아직도 팔.다리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화상환자에게 햇빛은 금기라 바깥출입은 꿈도 꾸지 못한다.얼굴과 등의 성형수술,손가락수술등 치료를 더 받아야 한다.그러나 성형수술비는 공상처리되지 않아 그는 얼마가 될지 모를

수술비 걱정을 하고 있다.

의인 李경장의 사정은 그동안 숨겨져 왔으나 최근 전북경찰청 직원들이 동료돕기에 나서면서 알려졌다.

李경장은“불이 난 현장을 보고 나도 모르게 뛰어들었다.무엇보다 일을 하지 못해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제=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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