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이트 '시련의 계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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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최근 인터넷 포털.게임 업체들이 각종 법적 분쟁에 휘말리고 있다. 주식이나 도메인이 가압류되고 서비스 부실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여기다 영화사 등 저작권자들이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제기한 각종 민.형사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저작권의 중요성이 커지고, 회원들의 입김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벤처기업의 주먹구구식 경영에 대한 단죄의 의미도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중앙지법은 국내 최대 음악사이트인 벅스뮤직 대표이사 박모씨를 상대로 송모(여)씨가 낸 벅스 주식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최근 받아들였다. 송씨는 가처분신청서에서 "2000년 2월 벅스의 전신인 ㈜벅스 테크를 설립하고 주식 5000주를 가지고 있었는데, 사업파트너이자 개인적으로 가깝게 지내던 박씨가 그해 8월 강제로 주식을 빼앗았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가압류된 주식은 벅스 전체 지분의 50%인 5000주(액면가 1만원)로 본안 판결이 나기 전까지 주식 처분이 금지된다. 이에 따라 현재 CJ 등 대기업과 수백억원대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음악사이트 벅스뮤직의 매각 작업이 차질을 빚게 됐다.

커뮤니티 사이트 프리챌도 최근 자사 도메인을 가압류 당했다. 가압류가 결정된 도메인은 'freechal.com'과 'freechal.co.kr'등 네개다. 이 결정은 프리챌에 경영컨설팅을 제공했던 삼정벤처넷이 서비스료 4억6000만원을 못받았다며 법원에 가압류 신청을 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프리챌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은 가능하나 회사 측은 프리챌 도메인에 대한 권리를 임의로 처분할 수 없다.

이에 앞서 온라인소비자연대는 리니지.리니지2의 개발사 엔씨소프트에 대해 회원 1060명 명의의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로 하고, 최근 회사 측에 내용 증명을 보냈다. 부실한 서비스와 비싼 요금 때문에 피해를 보았다는 게 소송의 이유다(본지 21일자 E3면). 리니지 2는 최근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부터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돼 게임 가능 연령이 '18세 이상'에서 한살 높아질 전망이어서 비상이 걸렸다.

이에 앞서 포털업계의 1, 2위인 다음과 NHN이 '카페'라는 명칭을 둘러싸고 법적 공방을 벌이다 NHN이 이기기도 했다.

한편 태원영화사 등 저작권자들은 영화 '킬빌2'와 백지영 뮤직비디오 등을 인터넷상에 내려받아 무단으로 공유한 네티즌 20명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다.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단체가 네티즌에 대해 직접 형사 고소를 하기는 지난해 12월 소리바다 이용자 50명을 고소한 데 이어 두번째다.

윤창희.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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