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김정은 vs 박정은 오늘은 김의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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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위에 두 명의 ‘정은’이가 있었다. 신세계 김정은(21)과 삼성생명 박정은(31)은 공수에서 치열한 맞대결을 펼쳤다. 두 선수는 나란히 맹활약했지만 승부처에서 빛난 김정은이 마지막에 웃었다. 신세계가 14일 열린 부천 홈 경기에서 삼성생명을 69-65로 꺾었다. 15점·6리바운드를 기록한 김정은은 이날 100스틸(통산 44호)을 달성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두 선수 모두 억대 연봉(박정은 1억5000만원, 김정은 1억2000만원)을 받지만 플레이스타일은 사뭇 다르다.

별명이 ‘김군’인 김정은은 남자 선수처럼 파워풀하다. 3점 라인에서도 원핸드슛을 구사할 만큼 힘이 넘친다. 인사이드에서는 거친 몸싸움도 주저하지 않는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한 김정은은 첫 시즌부터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가 됐다. 지난 시즌에는 평균 18.1점을 넣으며 정선민에 이어 득점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주원·정선민(이상 신한은행)과 함께 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인 박정은은 노련미가 돋보인다. 1995년 실업농구 삼성생명에 입단한 이후 10년 넘게 한 팀에서 뛰고 있다. 올림픽에도 96년 이후 4회 연속 출전했다. 정확한 외곽슛으로 이번 시즌에도 3점슛 1위를 달리고 있다. 한 번 터지기 시작하면 말릴 수 없다.

이날도 둘의 대결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김정은이 빛을 발했다. 김정은은 4쿼터 초반 골밑슛에 이은 자유투를 얻어내며 첫 역전을 이뤄냈다. 이후에도 두 차례 골밑슛을 추가하며 승리를 지켰다.

부천=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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