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29일만에 명동성당 천막농성 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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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민주노총(위원장 權永吉)이 24일 명동성당에서의 천막농성 생활을 끝냈다.지난해 12월26일 신한국당의 노동법 변칙처리에 반발,농성에 돌입한지 29일만에 .안식처'를 떠나 서울성북구삼선동 민주노총 사무실로 옮겨갔다.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영장집행유예 방침이 나온 21일 여야영수회담 직후까지도 성당을 떠나지 않겠다던 입장을 사흘만에 바꾼 것이다.당시 민주노총은 노동법이 재개정될 때까지 성당에 계속 머무르며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23일 낮 權위원장의 김수환(金壽煥)추기경.장덕필(張德弼)주임신부 면담후 옮겨간다는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장기간 농성으로 인해 성당측에 폐를 끼친 것에 대해 權위원장이 金추기경에게 사과했으며 조만간 성당을 떠날 것이라는 것이그 내용이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23일 밤 3시간여의 마라톤회의 끝에 본거지를 옮겨가기로 결정했다.물론 민주노총이 명동성당을 떠나게된 가장 큰 이유는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權위원장등이 당초 명동성당을 베이스캠프로 정한 것은 무엇보다 신변의 안전을 우려했기 때문.
그러나 정부의 영장집행 유예방침이 발표되고 경찰이 성당에서 철수하면서 지도부의 신변에 대한 위험성이 사라졌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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