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기사의 수입구조및 특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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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고정적인 월급이라야 보너스를 포함해 70만원 정도고 나머지는그날 그날 합승등으로 사납금(社納金)을 채운 뒤 남는 돈을 집에 가져다 쓰는 정도입니다.그러다보니 푼돈이라 어디에 쓰는지도모르게 없어져 버립니다.” 올해 3년째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 박종관(가명.34)씨는 현행 봉급체계에서 목돈을 만들기란 여간힘들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비단 朴씨 혼자만의 어려움이 아니다.대부분 택시운전기사들은 수입 자체도 많지 않지만 그나마 고정적이지 않아 계획성 있게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건설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현재 회사택시 운전기사들의 급여는 상여금 포 함,월 65만~78만원(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음)정도다.
나머지 소득은 교통경찰관의 눈을 피해가며 합승을 해 매일매일회사에 적립하는 사납금을 제외한 돈을 챙기는 정도다.전국택시운송조합연합회의 한 관계자는“운전자에 따라 다르다”고 전제,“근무하는 날 이런식으로 가져가는 돈이 하루 3만~ 4만원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한달에 평균 26일 근무하는 것으로 계산하면 월 78만~1백4만원의 추가수입이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런 수입을 모두 합칠 경우 월소득은 1백43만원에서 많게는 1백82만원에 달한다는 이야기.택시업계 관계자들은 월 1백50만원 내외의 소득자가 가장 많을 것으로 분석하고있다. 택시운전기사들은 20대 후반에서 30대까지의 젊은층이많아 한창 소비욕구가 왕성한 때라는 점도 돈을 모으기 힘들게 하는 요인중 하나다.
여기다 이직률도 높다.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택시회사들에 고용된 운전자의 40% 정도가 1년이내에 직장을 바꾼다.택시회사들은 근무기간이 1년 연장될 때마다 1만원이 채 안되는 근속수당을 추가로 지급하고 있어 많은 운전자들이 한 직장 에 오래 근무할 필요성을 못느낀다는 것.개인택시 운전기사들도 월수입은 조금 나을지 모르지만 상황이 크게 다르진 않다.개인택시운송사업자연합회 윤서구실장은“개인택시 운전기사들이 회사택시 운전자에 비해 평균 월 20만~30만원의 소득이 더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개인택시 운전자의 주 연령층이 40대인 점을 감안하면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개인택시 운전의 경우는 또 5년6개월마다 새차로 바꿔야하기 때문에 1천만원 이상의 돈이 고정적으로 들어간다는 점이 독특하다.운전기사들은 이직이 잦아 퇴직금이 거의 없어 노후생활에 대한 준비가 어렵다는 특징도 있다.

<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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