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나의해>6.축구 대표팀 전격발탁 고종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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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살 더 먹었잖아요.올해는 좀 점잖아져야죠.” .말썽꾸러기'라는 별명이 부담스러운지 고종수(19.수원삼성.MF)는 머리를 벅벅 긁어댄다.
18세3개월.노정윤(히로시마 산프레체.17세8개월)과 서정원(LG.17세11개월)에 이어 역대 세번째 어린나이로 축구국가대표에 오른 대표팀 막내둥이 고종수는 전형적인 X세대 스타.그러면서도 청소년대표(16세)와 96 애틀랜타 올림 픽대표(18세),그리고 국가대표(19세)로 차범근감독을 연상케하는 엘리트코스를 밟아왔다.그렇지만 공사 모든면에서 모범생인 차감독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다.
그의 플레이스타일은 거침이 없다.행동거지도 제멋대로다.보통 새로 입단한 선수들은 잔뜩 주눅이 든다.
주눅이 풀어지려면 후배들을 받아 연공서열이 조금 상승되는 과정을 겪어야한다.
그러나 고에게는.주눅'이라는 게 없다.워낙 외향적인 성격탓이다.선배와 조금 친해졌다 싶으면 만나자마자 어깨를 걸친다.그래서인지 친한 선배들은 고종수를 볼 때마다 머리를 쥐어박고 끌어안는다. 자기가 생각해도 멋진 골이 터지면 자기도 모르게 공중돌기를 하며 펄쩍 펄쩍 뛴다.수원팬들이 고에 열광하는 것도 시원한 행동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이 선배들에겐 고깝게 보인다.감독들은“정신자세부터 바꾸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그는 여수서초등학교 4학년시절,그를 눈여겨본 최성용선생님의 권유로 볼을 만지게됐다.“아이스크림킬러였어요.선생님이 매일 아이스크림을 사주신다고 해서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고용오(47)씨와 김경순(46)씨의 2남1녀중 장남이지만 그에게는 막내의냄새가 물씬 풍긴다.워낙 잘 어울려 놀러다닌 탓에 한국가요라면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다.60년대가요부터 최신가요까지.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고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축구다.고는 이제거침없는 돌파와 드리블,넓은 시야와 정확한 킥력으로.확실한 차세대간판'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화려한 경력을 추가했다.태극마크를 단 고의 목표는“단 10분이라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보는 것”이다.물론 쉬운 목표는 아니다.워낙 쟁쟁한 선배들이 많아 언제 밀려날지 모른다.96올림픽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 하루전날 갑작스런 부상으로 대표팀탈락의 비운을 맛본 탓인지 건강문제도 각별히 신경쓴다고 한다.금호고 5 년선배 윤정환(유공)을 가장 좋아한다는 고는 2월부터 펼쳐지는 월드컵무대를 향한 꿈에잔뜩 부풀어 있다.

<신성은 기자> ◇신상메모 ▶출생=78년 10월30일 여수▶체격=176㎝.70㎏▶경력=금호고→수원삼성,청소년대표.96올림픽대표▶취미=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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