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매니저>중국 국영기업의 모범 창훙전자 니룬평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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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중국 경제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적자누증의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는 국영기업이다.경제담당 부총리 주룽지(朱鎔基)를 비롯한경제수뇌부들도 이 문제만큼은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그러나 이같은 골칫거리속에도 예외는 있게 마련이다.중국의 국내 컬러TV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하고있는 창훙(長虹)전자집단공사가 그 예다.
이 회사는 적자에 허덕이는 여느 국영기업과 달리 질과 양에서모두 .최우량 기업'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자산규모 88억위안(약 8천3백억원)의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주인공은 올해 51세의 니룬펑(倪潤峰.사진)회장.국내 TV시장 점유율 27%로 지난해까지 5년연속 컬러TV 판매율 1위를 기록했다.
倪회장은 어느 누구보다 중국 국영기업의 한계와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
85년부터 이 회사의 경영을 떠맡은 그는 다른 국영기업들이 경영부실의 근본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으면서도“국내외 최고산품 제조”운운하며 허황한 구호를 내걸고 있을때 회사정비에 나섰다.
우선 시장경제체제 아래서의 기업경영이 계획주의경제의 운영방식을 따를 수 없다는 점에 착안,생산제조비용과 원자재가격 비교에나서는 한편,생산라인 노동자를 재조직하는데 힘을 기울였다.또 부단한 기술개발과 사후서비스 강화,국영기업으로서 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광고전략으로 창훙TV는 80년대말부터 중국인들에게가장 친숙한 제품으로 자리잡는데 성공했다.倪회장은“민심을 얻으면 천하를 얻고 소비자의 마음을 휘어잡으면 시장을 얻는다”는 모토를 내걸고 요즘도 12억 인구의 광대한 중국시장을 거머쥐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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