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일본 위성방송 '디지털 혁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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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도쿄=이철호 특파원]디지털 위성방송인 퍼펙TV가 10월1일본방송을 시작하면서 일본 방송계에 대지진이 일어나고 있다.내년이면 J스카이B(소프트방크와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 합작)와 일본 디렉TV까지 가세할 예정이어서 디지털 위성방송 혁명은 확산될 전망이다.
당장 잘 나가던 유료 위성방송인 일본위성방송(WOWOW)의 신규계약이 뚝 떨어졌다.와우와우의 10월 신규계약은 1만9천건으로 95년 10월에 비해 26.2% 감소했다.해약건수는 1만1천건으로 과거 최고(95년 10월 대비 65.1 % 증가)를기록했다.91년 방송 개시이후 2백20만 시청가구를 확보하는등승승장구하던 와우와우로선 최대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결국 와우와우도 최근 디지털바람에 굴복,디지털 위성방송에 참여할 뜻을 비췄다. 이에비해 퍼펙TV는 10월말 현재 6만4천건의 가입신청을 받았다.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마쓰시타(松下)전기등 디지털위성방송 수신기 제조업체들은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다.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기 가격은 안테나를 포함해 5만5천엔 정도.뉴스.영화등 21개 채널을 보는데 월 시청료는 2천7백엔이다.반면 한개 채널인 와우와우는 가입료 2만7천8백엔에 매달 시청료는 2천6백엔.채널당 비용을 비교할 경우 퍼 펙TV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또 골프시합의 경우 디지털 위성방송은 다채널의 장점을 살려 선수마다 채널을 달리해 중계할 수 있어 시청자의 선택폭을 넓히고 있다.여기에다 같은 프로그램을 복수 채널로 방송,시청자가 편리한 시간에 시청할 수 있는 것도 디지털 위성방 송의 장점으로 등장했다.통신위성(CS)을 이용한 디지털 위성방송은 데이터압축이 가능해 방송위성(BS)을 이용한 아날로그 위성방송보다 채널을 4~6배로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 방송의 장점인 화질과 음질의 선명성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현재의 TV수상기가 화질과 음성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미세한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이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어 조만간 고화질 디지털TV가 선보일 경우 일본의 디지털 위성방송의 혁명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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