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내년8월 로봇 월드컵축구(로보컵)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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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곰돌이 선수 왼쪽으로 길게 패스,슛돌이 선수 대각선 슈팅,골인-.」 로봇들이 운동장을 달리며 현란한 드리블과 멋진 슛을선보이는 「제1회 로봇 월드컵 축구대회(로보컵)」가 내년 8월세계 최초로 일본에서 열린다.
인공지능(AI)칩을 내장한 로봇들이 축구선수들처럼 정확한 패스와 몸놀림으로 골을 넣는 이 대회는 각국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실력을 겨루는 첨단 실험무대이자 월드컵축구대회 못지않은 스타 로봇들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내년 8월23일부터 29일까지 일본 나고야(名古屋)에서 열리는 국제인공지능콘퍼런스(IJCAI-97)행사의 하나로 마련된 로보컵대회는 이미 일본 프로그래머들을 주축으로 국제 로봇 월드컵 위원회가 구성돼 일 소니컴퓨터 과학연구소의 히 로아키 기타노를 회장으로 선출하는등 대회 준비가 한창이다.
로보컵위원회는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robocup.org/RoboCup/RoboCup.html)를 통해 대회규칙과 일정등을 자세히 소개,각국 프로그래머들을 가상공간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위원회가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로보컵 경기장은 일반 축구장의20분의1 크기인 가로 525㎝,세로 34㎝로 골대 높이는 30㎝,폭은 170㎝다.
경기시간은 전.후반 4분50초씩 9분40초동안 진행되며 휴식시간은 15분.토너먼트로 진행되는 이 대회 한팀 출전선수는 11명까지 가능하지만 참가 로봇의 총중량을 50㎏으로 제한하고 있다. 골키퍼가 없는 이 대회에서 로봇 크기도 제한되는데 이는선수의 몸집이 크면 골을 막기위해 블록을 형성할 경우 경기가 재미없기 때문.
경기가 시작되면 로봇들은 촉수나 바퀴로 조그마한 공을 움직여골인시킬 수 있으며 팔로 공을 잡아 5초이상 갖고 있으면 파울이 된다.핸드볼 경기 규칙을 부분 도입한 이 대회의 심판은 사람이 맡는다.
선수들의 몸놀림이나 파울을 프로그램이 척척 판단하는 로봇 심판은 주관적인 판정이 많은 축구경기에서 부적합하다는 집행위측의판단에서다.
로봇을 리모트 컨트롤로 조정하는 것도 금물.
미리 정확한 연산에 따라 각 선수들의 역할을 정확히 프로그램화하는 것이 많은 골을 넣는 방법으로 프로그래머들은 전반전을 마치고 휴식시간중 상대팀의 전력을 꿰뚫어 칩을 조정해야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
로보컵위원회 관계자는 『인공지능개발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이대회에 앞서 오는 11월에 미니 로보컵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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