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나눔의 전화' 중증장애인과 자원봉사자 연결해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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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대신증권 전주지점에서 전화교환원으로 근무하는 허현미(許賢美.
27.여)씨는 지난해 12월부터 매주 수.토요일 오후가 되면 전주시완산구평화동 주공아파트 101동 105호 김기순(41)씨집을 찾는다.
金씨는 11년전 둘째딸을 낳다 임신중독증에 걸려 지금까지 제대로 거동하지 못하는 중증장애인.남편은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일용근로자로 다섯 남매 키우기가 힘든 상황이다.
許씨는 매주 이곳에 들러 金씨에게 목욕도 시켜주고 아직 한글을 깨치지 못한 金씨의 셋째딸(9.초등학교3년)의 공부도 책임지고 있다.
전주소방서 방호과 소방반장 이현영(李賢寧.48)씨도 3년전부터 남몰래 비번인 날을 이용,수첩에 적힌 20명의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하루 한번씩 통화하기」「순번으로 한달에 한번씩 찾아가 돌보기」등을 실천하고 있다.방문하는 날이면 항 상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가 장애인들을 태우고 전주시내를 구경시키거나 한적한 교외로 나간다.
전주시에는 이같이 장애인들의 손발이 돼 주는 51명의 사랑의실천자들이 있다.
주부.교사등으로 구성된 이들이 장애인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7월 전라북도장애인재활협회에서 개설한 「나눔의 전화」를 통해서다.
「나눔의 전화」는 중증장애인과 자원봉사자를 연결해주는 사랑의징검다리.봉사자들은 장애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할 경우 언제든지달려가 병원 동행.행정민원 대행.차량지원을 비롯,말벗도 돼주고이발.목욕.빨래도 해주는등 분신이 돼준다.
자원봉사자 조수경(26.여)씨는 『장애인들이 도움받는 것을 꺼린다는 사회적 통념은 지나친 생각』이라며 『성심껏 돕는다면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기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한편 7일 오후2시30분 전주YMCA 강당에서는 「나눔의 전화」가 주최하는 「장애인에 대한 자원봉사 이렇게 한다」는 주제의 행사가 열린다.이 자리에서는 일반시민들에게 실생활에서 장애인을 돕는 행동요령을 안내하고 뜻있는 자원봉사자도 모집할 예정이다.74-5814.
전주=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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