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레슬링선수 머리엔 검은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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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미국 레슬링 자유형 선수들이 31일 막을 올린 올림픽 경기에검은 밴드를 하고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선수들이 검은 밴드를 하고 있는 것은 지난 1월26일 존 듀폰(57)에 의해 사살된 84년 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데이브 슐츠를 애도하기 위한 것.슐츠는 당시 필라델피아 교외에있는 듀폰의 집에서 환각상태에 빠진 듀폰이 쏜 총탄 3발을 맞고 36세의 한창이던 인생에 종지부를 찍었다.슐츠는 당시 듀폰이 후원하는 폭스캐처팀의 코치였다.
미국선수들은 경기에 앞서 묵념을 올리며 고인을 기렸다.이들이슐츠를 이토록 애도하는 이유는 그의 인간성과 그가 전해준 기술등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슐츠는 레슬러로는 드물게 7개 국어를 구사하는 인텔리였다.이때문에 그는 세계 모든 나라의 레슬러들과 자유롭게 우정을 나눴고,각국 선수들의 불편이나 애로사항을 해결해줘 이들로부터 많은호감을 샀다.미국대표팀 세이코치의 말대로 『미국 스포츠 사상 가장 위대한 민간대사』였던 셈이다.슐츠는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옛소련 선수들로부터 「컴퓨터 레슬러」란 칭송을 들을 정도로 상황에 따른 기술구사가 정확했다.러시아인들조차 그들의 말을 능란하게 구사하는 슐츠를 좋아했다.
애틀랜타=올림픽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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