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리포트>무리한 승용차 통제 대중교통 大亂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애틀랜타 광역권의 인구는 3백여만명,그중 70%가 백인이다.
반면 50만명이 채 못되는 애틀랜타시는 오히려 흑인이 70%나된다. 백인들은 주로 시계(市界)밖에서 승용차를 타고 출근하고,흑인들은 주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다.승용차 이용자중엔 몇년이 가도 지하철 한번 안타본 사람이 많을 정도로 「소득에 따라고정된 수요행태」를 보이는 도시다.
이런 완고한 통행 습성이 올림픽을 계기로 바뀔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애틀랜타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 기간중 「주경기장 중심 반경 2.4㎞내에 승용차 진입을 금지한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 6월부터 고속도로에는 다인승차로(HOV)가 생겼고,기간중에는 도시로 나오는 램프는 대부분 폐쇄된다.택시요금도 올림픽 기간중 크게 올라 공항에서 시내까지 18~24달러,세사람이 타면 30달러다.16일부터 도심주차장 일부가 폐쇄 됐고,19일부터 일반차량은 도심에 아예 얼씬도 못한다.
올림픽을 계기로 인프라에 투자를 더 하기는 커녕 오히려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는 것이다.때문에 도심에 직장을 가진 약 1만여명이 17일동안 대중교통수단(MARTA)을 이용하겠다고 신청했다. MARTA는 십자형 지하철 73.6㎞,또 이 지하철과 거의 모든 역에서 무료환승되는 시영버스 7백여대,전세버스 1천4백대로 구성된다.평시 하루 48만명을 수송하며 요금은 1달러50센트로 미국내 다른 도시에 비해 싸고 깨끗한 편이다 .
MARTA는 도심 주차장이 폐쇄된 첫날부터 시민들의 상당한 불평을 들었다.환승주차장 이용료(8달러65센트.하루)를 사전에내고 허가받은 사람들이 아침 일찍부터 MARTA역 주변 환승주차장에 몰렸지만 주차공간이 부족한 곳이 많았다.
또 버스는 사람들이 꽉 차 탈 수가 없을 정도였다.평소 교통체증을 별로 겪어보지 못한 시민들은 1시간이 넘게 기다렸다.참지못해 승용차를 꺼내 시내까지 가지고 갔다가 견인당한 사람들도있고,택시를 타고 간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MARTA 책임자는 별로 미안한 기색이 아니다.그렇게사람들이 많이 몰릴줄 몰랐다는 변명을 하며,『여하튼 올림픽 기간중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처음」 타볼 것이며,그 중 많은사람들이 앞으로「MARTA의 고정승객」이 될 것을 자신한다』고덧붙였다(대변인 로라 길릭).
그러나 불편은 시민만 당하는 것이 아니다.정작 문제는 2백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겪을 어려움.MARTA는 지난해 애틀랜타브레이브스(야구팀)가 우승했을 때 최대 79만명을 실어나른 적이 있지만 그때도 혼잡으로 사고가 예상돼 3개 역을 폐쇄한 바있다.이런 MARTA가 올림픽 기간중 예상수요 하루 1백50만명을 감당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음성직 교통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