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SBS 6.25 특집드라마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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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올해 방송사 한국전쟁 특집드라마의 주제는 「화해」다.
특집극을 준비한 MBC와 SBS 모두 이데올로기 이상의 가치로 화해와 용서를 내세우고 있다.단지 화해를 발언하는 주체가 어른(MBC의 『낫』)이냐,어린이(SBS의 『구하리의 전쟁』)냐가 다를 뿐이다.24,25일(밤9시50분) 이틀 간 방송될 『낫』은 소재와 서술방식에서 예전의 여느 한국전쟁 특집드라마들과 큰 차이는 없다.진일보한 접근이라기보다 다만 주제를 다루는방법에 전보다 훨씬 따스함이 배어있다.좌.우익의 갈등이 빚어낸원한과 반목도 세월만큼이나 무상하다 는 진리를 진지하게 발언하고 있다.『낫』의 주인공은 배낙철과 엄귀수.드라마에서 둘은 생부와 자식의 관계지만 이념의 희생양이란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유복자인 엄귀수는 40여년만에 생부의 묘자리를 찾아가는 도중「배낫질」의 자식이라며 고향사람들에게 봉변당한다.엄귀수가 과거인민군의 앞잡이였던 아버지 「배낙철」의 실체를 확인해가는 과정은 곧 화해의 긴 여정이기도 하다.『낫』이 이 념의 문제를 어른들의 단일시점으로 모았다면 『구하리의 전쟁』(25일 밤9시50분)은 이념을 흉내내는 어린이들의 우화라고 할 수 있다.한국전쟁 당시 「구하리」란 가상 마을이 드라마의 배경이다.샛강을 사이에 둔 「김씨네 아이들」과 「남 씨네 아이들」.어른들이 모두 피난간 사이 전쟁의 와중에서도 서로 돕는 방법을 터득해 가는 어린이들의 일상이 동화처럼 그려진다.나중에 국군과 인민군이마을에 들어와 두 집 아이들이 좌우로 갈리게 되는 부분에서 주제의식이 선명하게 부각 된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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