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2학기 합격 선배 5명에게 듣는 ‘나는 이렇게 붙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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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8일부터 2009학년도 대입 수시 2학기 전형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이번 수시 2학기 모집은 지난해보다 선발 인원이 늘고 유형이 다양해졌다. 수시 입학의 문이 넓어졌지만 그만큼 따져봐야 할 요소가 많이 생긴 것이다. 수시 2학기 모집에 합격, 대학 생활을 하고 있는 5명에게서 입시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 

합격 비결은

▶유가을=내신과 면접을 보는 전형으로 입학했다. 고3 때 정시 위주로 준비해 수시는 많이 대비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시 논술 공부를 하면서 신문 읽기로 시사문제를 정리하고 글쓰기 연습을 많이 했다. 이게 자연스럽게 구술면접 대비도 된 것 같다. 특히 면접에서 북한 핵문제 등 당시 사회적 이슈를 예를 들어가며 답한 것이 합격에 도움이 된 것 같다.

▶김도훈=적성검사·내신·면접으로 구성된 전형으로 입학했다. 적성검사는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공부했다. 면접은 수학·과학 관련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었는데 교과서 위주로 대비한 것이 적중했다.

▶김가영=내신·구술면접 전형으로 입학했다. 평소 친구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서로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하며 쓴 글을 돌려봤다. 스터디그룹에서 다양한 시각을 접하고 감정적으로 표현하는 나의 단점을 고칠 수 있었다. 특히 논조가 다른 2, 3개 신문을 보면서 다양한 시각을 체득했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박소형=학생부·면접 전형에서 학생부 우선선발로 입학했다. 외고 출신이어서 일반계 학생에 비해 학생부가 불리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비교과(30%)의 비중이 높았고 평소 비교과 영역을 소홀히 하지 않고 많이 준비했다. 전공이 러시아어인데 관련 자격증도 따고 공인 영어 성적도 받아 두었다. 경시대회 등 외부 수상 실적도 많았다. 이를 통해 불리한 점을 만회했다.

▶문영욱=내신 20%에 논술 80%를 보는 전형으로 입학했다. 이과생이라 인문사회과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수리-언어 통합형 논술 준비가 쉽지는 않았다. 신문을 스크랩하면서 읽었다. 주제마다 친구들이나 선생님과 토론을 통해 부족한 점을 고쳐가며 서너 번씩 글을 썼다. 특히 교과서의 ‘탐구활동-이렇게 생각해 보자’는 논술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됐다.

남은 기간 수시 2학기 대비법

▶문영욱=지금은 지식을 더 얻는 것보다 자기 생각을 어떻게 논리적으로 표현할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논술은 자신이 지금까지 쓴 글을 쭉 훑어보면서 논리비약이나 근거가 약한 부분을 찾아 보완하는 게 효과적이다. 특히 수학이나 과학은 원리를 다시 한 번 정리하면 도움이 된다.

▶김가영=문과도 마찬가지다. 갑자기 딴 이야기를 한다든지, 일관성이나 통일성이 없다든지, 자신이 계속 범하는 실수가 있다. 자기가 쓴 글을 보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김도훈=수능은 정형화된 틀이 있지만 논술이나 구술은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생각이 중요하다고 본다. 과학이론을 이용한 논술이라도 의식적으로 자신의 생각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유가을=최근 시사나 이슈에 대한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시험장에 들어가야 한다. 구술시험에서 너무 긴장해 말을 제대로 못하고 나오는 친구들이 많은데 가족 앞에서 또박또박 말하는 연습을 해 보는 것도 좋다.

▶김가영=동영상으로 찍어보는 연습도 가능하다.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서두르지 말고 전달력 있게 말하는 연습이 필요한 시기다. 면접에서는 핵심적인 내용을 먼저 말하고 난 뒤 그 근거를 대는 두괄식 말하기가 좋다. 그래야 심사위원들이 알아듣기도 편하다.

▶박소형=논술에서는 지원 학교의 채점 기준이나 시험 방법도 알고 가야 한다. 우리 학교는 원고지 형식의 논술이 아닌데도 원고지 사용법을 공부하고 오는 학생이 적지 않았다.

수능은 어떻게

▶문영욱=70일 정도 남았다. 이제는 효율적으로 공부해야 할 시기다. 자기가 강한 과목의 강점을 키우고 약한 과목은 비중을 줄여야 한다. 몸과 두뇌회전도 수능에 시간을 맞춰 언어시간에는 언어공부, 수리시간에는 수리공부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도훈=수능은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하나하나 다 풀려고 하지 말고 한번 훑어보고 문제를 나누는 방법도 좋다. 나는 보자마자 풀 수 있는 문제, 약간 생각해야 하는 문제,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낼 문제로 나눠 쉬운 것부터 풀었다. 이렇게 연습하면 아는 문제를 못 푸는 경우는 없어진다.

▶박소형=요맘때는 귀가 얇아지는 시기다. 누가 이런 걸 해서 효과를 봤다고 하면 다 따라가는 경우 많다. 수능은 자기 스타일이 중요하다. 오답노트도 자신에게 맞을 때만 효과가 있다.

장기적인 입시 성공 전략

▶김가영=스스로 많이 알아봤으면 좋겠다. ‘공부하기도 시간이 부족한데’라며 엄마나 선생님 등 다른 사람에게 미루면 안 된다. 내게 잘 맞는 대학, 내가 갈 수 있는 대학을 제일 잘 아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대학 홈페이지에는 어떤 학과가 있는지, 기출문제는 뭔지, 뭘 보고 뽑는지 자세히 나와 있다.

▶박소형=특히 수시는 자신에게 맞는 전형을 찾아야 한다. 수시는 전형이 정말 많고, 준비하는 학생도 그만큼 많다. 내가 가진 장점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집중해 대비해야 한다.

▶유가을=체력관리도 중요하다. 고3 마지막에는 과로로 병원에 실려가는 친구들도 있었다. 또 누구나 슬럼프는 오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도 필요하다.

▶문영욱=일부 학생은 모의고사 성적을 보고 쉽게 좌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이다. 자기 현재 상태를 파악하는 지표로만 삼아야 한다. 합격 발표 때까지 자신감을 잃지 말아야 한다.

▶김가영=항상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수시에서 떨어지면 ‘정시가 있다’는 등의 자신감이 필요하다. 논·구술은 문제가 원하는 바를 잘 찾아야 한다. 나는 신문을 줄을 쳐 가면서 읽었다. 신문을 보면서 핵심내용을 찾아내는 연습을 평소에 하면 좋을 듯하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정리=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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