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불만에 선수가 심판 폭행 … 태권도, 퇴출 논란 되살릴 악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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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열린 태권도 남자 80㎏이상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앙헬 발로디아 마토스(쿠바·左)가 판정에 불만을 품고 주심의 얼굴을 앞돌려차기로 가격하고 있다. [베이징 AFP=연합뉴스]

태권도가 올림픽 역사에 오점을 남겼다. 뒤늦은 판정 번복에다 급기야 선수가 주심을 폭행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태권도 경기장을 찾아 “박력있고 훌륭한 스포츠”라는 칭찬성 발언을 한 뒤 불상사가 터져 태권도의 입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됐다. 국제적 망신은 물론이고, 2016년 올림픽 정식종목을 결정하는데 빌미가 될 정도의 치명타다.

사건은 대회 마지막 날인 23일 잇따라 발생했다. 남자 80㎏이상급 동메달 결정전에 나선 앙헬 발로디아 마토스(쿠바)는 아르만 칠마노프(카자흐스탄)와의 경기 도중 부상을 당했다.

마토스는 규정에 따라 1분의 치료시간을 사용했다. 시간이 더 필요하면 1분을 요구할 수 있고, 요청이 없으면 경기 진행이 어려운 것으로 보고 기권으로 처리된다.

그러나 마토스는 1분을 쓴 뒤 별다른 요청을 하지 않았다. 이에 주심은 마토스의 기권패를 선언했다. 마토스는 코치와 함께 주심에게 격렬히 항의했고, 결과가 바뀌지 않자 주심의 얼굴을 발로 가격했다. 결국 마토스는 쿠바 감독과 함께 세계태권도연맹 주최 대회에 영구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에 앞서 여자 67㎏이상급 준결승을 앞두고 소란이 일었다. 판정에 대한 뒤늦은 번복 때문이다.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천중(중국)은 8강전에서 새라 스티븐슨(영국)을 만나 1-0으로 리드하다 경기 종료 직전 2점짜리 얼굴 공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부심 4명 가운데 3명의 인정을 받아야 득점으로 인정되는데 2명만 버저를 눌러 천중이 4강에 올랐다.

그러나 1시간15분 뒤 4강 경기가 열리기 직전 “8강에서 천중이 승리했지만 재확인 결과 영국 선수가 이긴 것으로 밝혀져 정정한다”는 장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순간 천중의 경기를 잔뜩 기다렸던 중국 관중의 거센 야유가 쏟아지면서 경기장은 난장판이 돼버렸다.

잘못된 판정을 시정하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늑장 대응이 문제였다. 태권도 판정이 자주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자 연맹은 부랴부랴 2012년 올림픽에서 전자호구를 도입한다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땅에 떨어진 태권도의 위상을 되살릴지는 미지수다.

베이징=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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