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세 자녀에게 미리 들려준 꿈의 대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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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호 14면

“강의는 시간이 제한돼 있었어요. 난 6시간은 충분히 강의할 수 있었지만, 아마 그랬다면 그만큼 인기를 얻지는 못했을걸요.”

단행본 『마지막 강의』는

항상 유머를 잃지 않은 그다운 표현이었다. 랜디 포시 교수는 인터넷 서점 아마존닷컴 인터뷰에서 올 4월 책 『마지막 강의』를 출간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마디로 이 책은 카네기멜런대 강의의 배경 해설서 겸 속편이다. 화학요법의 후유증으로 복통과 구토·설사에 시달려 가며 강의 자료를 준비하던 그가 ‘만약을 위해 성인용 기저귀를 차고 무대에 올라야 하나’ 하고 고민했다는 이야기부터, 강의 끄트머리에 아내를 강단으로 불러내 키스했을 때 “제발 죽지 말아요”라고 속삭였다는 아내의 말 등, 강의 내내 씩씩했던 그의 모습만 보고는 알 수 없었던 뒷이야기들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동시에 그의 강의 동영상을 접하지 못한 이라도 ‘곰돌이 푸’에 등장하는 티거처럼 언제나 재미를 좇으며 살았다는 포시 교수의 유쾌한 에너지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그는 암이 간으로 전이된 사실을 알게 된 순간조차 한 편의 코미디처럼 풀어놓는다. 아내와 함께 울다가 진료실 안에 티슈가 없다는 걸 깨닫고 이렇게 생각했단다. “이런 장소에서, 이런 때에 크리넥스 한 통쯤은 있어야 되지 않나?”

책에는 그의 창의력에 날개를 달아줬던 아버지와 엄격했던 어머니, ‘기본’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 미식축구팀 코치 등 자신의 꿈을 이루도록 도와준 많은 이의 이야기도 담았다. 그리고 미래의 어느 날 이 책을 읽게 될 자녀들에게 말한다.

“내 생각에 부모의 임무란, 아이들이 일생 동안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꿈을 열정적으로 좇을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다… 얘들아, 아버지가 너희들이 무엇이 되기 바랐는지 알려고 하지 마라. 나는 너희들이 되고 싶은 것이면 그게 무엇이든, 바로 그것을 이루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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