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은행들 대장성에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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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정부중의 정부」라는 일본 대장성이 주택금융전문회사(住專)문제로 여론의 도마위에 올라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그동안 죽어지내던 은행들까지 합세해 대장성의 월권에 반발하고 나서 화제다.
이번 사건은 대장성의 오가와 타다시(小川是)사무차관이 28일주요 은행장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주전 문제의 책임을 지라』며 퇴진을 요구하면서 일어났다.격앙된 국민감정을 추스리고 정치권의 책임논쟁도 피해가기 위해서는 은행장들이 희생양이 돼 달라는 주문이었다.
구보 와타루(久保亘)대장상도 국회답변에서 『은행 경영자들의 주전에 대한 책임은 부실채권으로 손실을 입는 선에서 끝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은행장 퇴진과 필요할 경우 형사처벌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은행장들은 『주전의 책임은 정치권과 행정부.농림계금융기관들이 져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구체적으로 근거를 대라』고 반발하고 나섰다.거꾸로 대장성 책임자들부터 물러나라는 것이다.
은행장들은 또 『다이와은행 뉴욕지점 사건이후 책임경영.자율경영의 원칙을 세워놓고 반년도 채 안돼 대장성이 다시 은행인사에간여하려 든다』며 『이번 사건으로 은행장 인사가 단행될 경우 가만 있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귀추가주목된다.
도쿄=이철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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