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마이너스 행진 "어휴, 해외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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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해외 펀드에 가입한 국내 투자자들이 최근 수익률 급락으로 낙담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해외 펀드 붐이 일면서 펀드오브펀드 등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펀드에 투자한 돈은 4조39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주요 해외 펀드들은 최근 주식형.채권형 등을 막론하고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국제 유가의 급등과 미국발 세계 경제 불안 등으로 주요국의 주식.채권시장이 크게 움추러든 탓이다. 더구나 개별 해외주식형 펀드들은 상당부분 환헤지가 안돼 원-달러 환율 급락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이다.

해외 펀드 전문가들은 "해외 펀드들의 수익률이 불안한 행보를 거듭할 공산이 크다"며 "당분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초라한 수익=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주식형 해외 펀드들은 올들어 인도네시아.북유럽 등 일부 지역을 빼곤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채권형 펀드 역시 지역 및 유형에 상관없이 1%~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연초 이래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파운드 채권형의 수익률이 간신히 1% 를 넘었을 뿐이다.

동양종금증권 장창수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글로벌 펀드시장이 쪼그라드는 상황"이라며 "해외 펀드의 전체 수탁액은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 최근 동유럽.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발을 빼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난주엔 한국 관련 해외펀드에서도 한주 동안에만 8억13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삼성투신운용 이찬석 해외투자팀장은 "올 초만해도 신흥시장에서 '핫머니'로 불리는 단기투기성 자금이 차지하는 거래 비중이 20%를 조금 넘었는데 지난달말부터 50%로 치솟을 정도로 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고위험.고수익 채권인 하이일드 펀드 등에 집중 투자해 큰 재미를 본 상당수 채권형 펀드들도 기대 수익률을 낮추는 대신 국공채 등 보다 안전한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환헤지 여부 확인을=최근 나온 해외펀드의 70% 이상은 운용사가 자동으로 환헤지를 해주는 펀드오브펀드다. 하지만 개별 해외펀드에 가입한 경우 스스로 선물환 계약을 통한 환헤지를 선택해야 한다.

선물환 계약은 원화를 외국 통화로 바꾸면서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당초 환율대로 원화로 다시 바꾸는 계약이다. 세계 지역별.펀드 종류별 수익률을 체크하려면 펀드평가사인 제로인(http://zeroin.co.kr)이나 모닝스타코리아(www.morningstar.co.kr)의 홈페이지에서 해외펀드를 검색하면된다. 국내에서 파는 해외 펀드어브펀드 수익률 확인은 자산운용협회 홈페이지(www.amak.or.kr)의 '가격 정보 및 운용실적'코너를 클릭하면 된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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