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으로 본 원더풀 스포츠 <12> 배드민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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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호 24면

배드민턴 경기에 사용되는 셔틀콕(Shuttlecock)의 무게는 5.5g이다. 새끼 염소의 가죽을 씌운 작은 반구형의 코르크 가장자리에 16개의 거위 털을 동그랗게 꽂아 만든다.
예전에는 닭 털을 사용했다. 그래서 ‘왕복’이란 뜻의 ‘shuttle’과 닭을 의미하는 ‘cock’을 합쳐 ‘셔틀콕’이라 부르게 되었으며, ‘버드(bird)’라고도 불렸다.

셔틀콕 하나 만드는 데 거위 3마리

닭 털의 공기 통과율이 높아 바람의 저항을 많이 받았으므로 이보다 낮은 공기 통과율을 보이는 거위 털을 사용함으로써 선수가 의도한 방향대로 셔틀콕이 나아가게 만들었다. 배드민턴은 1900년대 초반까지 비싼 셔틀콕 가격 때문에 일부 귀족만 즐겼다. 1940년대 영국에서 플라스틱 재질의 값싼 셔틀콕이 대량 생산되면서 대중화의 길이 열렸다. 지금도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대회에서는 살아 있는 거위의 털로 만든 셔틀콕만 사용한다.

셔틀콕에 사용되는 깃털은 거위 한 마리에 14개밖에 나오지 않는다. 회전 방향을 일정하게 하기 위해 같은 쪽의 깃털만을 사용하므로 셔틀콕 하나를 만들려면 거위 세 마리가 필요하다. 국제대회 한 경기에서 여자 선수들은 10개, 남자 선수들은 20개 이상의 셔틀콕을 사용한다.

가볍고 약한 셔틀콕이지만 강하게 스매시를 하면 구기 종목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난다. 중국의 푸하이펑은 2005년 시속 332㎞의 최고속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단 반대 방향으로 날아간 셔틀콕은 깃털이 펴지면서 낙하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속도가 순간적으로 떨어진다.

테니스 선수 앤디 로딕의 서비스 속도는 최고 시속 246㎞, 프로 골퍼 버바 왓슨의 드라이브샷은 310㎞다. 타이거 우즈는 300㎞. 아이스하키의 퍽은 200㎞ 정도의 빠르기로 빙판을 오간다. 야구선수 새미 소사의 타구는 시속 180㎞까지 나왔고, 투수가 던진 가장 빠른 공은 조엘 주마야의 시속 167㎞다. 박찬호는 LA 다저스에서 뛰던 1996년 161㎞를 던졌다.

브라질의 축구 스타 호베르투 카를로스는 150㎞짜리 대포알 슛을 날렸다. 탁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치는 볼의 속도는 시속 12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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