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2만여 명 한밤 ‘광화문 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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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국민대책회의가 1일 저녁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시민 2만여 명(경찰 추산)이 참가했다. 이들은 오후 8시쯤 ‘청와대로 가자’며 차로를 점거하고 가두 행진을 벌이다 광화문 네거리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경찰이 세워놓은 전경버스 세 대를 점거하기도 했다. 지난달 2일 시작된 촛불집회는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앞서 1일 새벽에 벌어진 대규모 가두 시위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해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일부 시위대는 ‘청와대로 가자’며 경복궁 담장을 뛰어넘었다. 경찰은 물대포를 쏘고 특공대를 투입해 진압에 나섰다. 쇠고기 집회와 관련해 물대포가 사용된 것은 처음이다. 경찰과 시위대는 날이 밝을 때까지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였다.

집회를 주최한 국민대책회의 측은 “60여 명이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경찰이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가했다”고 말했다. 경찰 측은 “시위대가 사다리를 타고 전경버스 위로 올라가고 유리창을 깨뜨렸다. 전·의경 등 경찰 41명이 골절과 찰과상 등의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전·의경이 전경버스 사이로 들어간 20대 여성의 머리채를 잡아 쓰러뜨린 뒤 발로 밟고 차는 동영상이 공개돼 감찰 조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감찰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사실로 드러나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밤 열린 촛불집회에는 최대 규모인 5만 명(경찰 추산)이 참가했다. 이들 중 3만여 명이 가두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228명을 연행했다.

장주영·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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