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여자 아이의 누드 “예술이냐, 외설이냐?”

중앙일보

입력

12살 짜리 여자 아이들의 누드를 찍은 호주 사진작가 빌 헨슨의 사진전이 개막 직전인 22일 경찰에 의해 취소된 조치를 두고 한국 누리꾼들은 그의 사진이 예술인지 외설인지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였다.

빌 헨슨은 최근 호주 시드니 동부 교외에 있는 로슬린 옥슬리 갤러리에서 이날 오후 6시에 12살, 13살 소녀의 누드 사진 전시회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그의 전시에 법적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기로 하고 이날 밤 전시장을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헨슨이 전시하려던 사진 작품 속 소녀들은 이제 막 성숙하기 시작한 여인의 모습을 나신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한 누리꾼이 25일 포털사이트 ‘다음’에 ‘12살 소녀의 누드사진 예술 논란’이란 글을 올리자 누리꾼들은 게시글이 올라온 지 수 시간 만에 수백개의 댓글을 달며 찬반논쟁을 펼쳤다.

글쓴이가 “우리나라 혜진, 예슬양 때도 그랬고, 친딸 가둬놓고 성폭행하는 아버지도 있는 걸 보면 저런 사진은 좀 위험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라며 글을 쓴 데 대해 상당수 누리꾼들은 “예술인가 아닌가를 떠나서 어린 소녀를 상품화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 “12살 짜리 덜 성숙한 여자애들을 좋아하는 로리타 콤플렉스(어린 여자 아이에게 성적 집착을 보이는 증상)가 얼마나 많은데 이게 예술이냐”라며 해당 사진을 예술로 보기 힘들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자기 딸이라 생각해보라”며 흥분된 반응을 보이는 누리꾼도 있었다.

헨슨의 사진을 예술로 보는 누리꾼들은 “사진에서 어린이를 향한 욕망이 아니라, 아이들의 내적인 섬세함을 나타내려는 고뇌가 안 느껴지느냐”고 헨슨을 옹호하기도 했다.

헨슨의 작품이 단지 “싸구려 잡지 표지는 아니다”는 것이다. “순수하게 예술로 보는 사람에게는 작품이 예술일 것”이라며 섣부른 검열을 자제해야 한다는 논리도 있었다.

그 밖에 “예술과 포르노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한다. 말하기 나름이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면 예술, 추잡하다는 생각이 들면 포르노”라는 등 감상하는 사람의 판단에 따라 예술과 외설의 경계가 갈린다고 결론을 유보한 누리꾼도 많았다.

구민정 기자 [lychee@joongang.co.kr]
[사진 출처=blog.joins.com/longueville/959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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