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아이템] 출장길의 구세주, 스카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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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이나 출장을 계획 중인가요? 혹 그 장소가 외국이라면 인터넷이나 뉴스에서 제공하는 현지 일기예보와 기온을 확인하고 떠나세요. 체감기온도 잊지 말고 꼭 체크하기 바랍니다.

지금 이 시간, 저는 런던 출장 중입니다. 얼마 전 세계 뉴스를 통해 영국의 5월 날씨에 대해 들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여름 날씨(낮 최고기온 26도)로 브라이튼 해변이나 공원 등 시내 곳곳이 수영복을 포함해 한여름 옷을 입은 사람들로 진풍경을 이루었다는 정보였습니다. 그러니 이번 출장길엔 당연히 앞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주머니가 많이 달린 카고 반바지 같은 여름옷들로만 가방을 채웠죠. 하지만 영국 히스로공항에 내리는 순간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공항을 빠져나오자마자 두꺼운 외투 차림의 행렬이 계속됐고, 시내에서도 여름옷을 입은 사람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해서 준비했던 나이키 바람막이 점퍼 ‘윈드러너(Windrunner)’를 계속 껴입고 다닐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럽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게 ‘윈드브레이커(바람막이용 점퍼)’죠. 멀쩡한 양복 차림에 왜 촌스럽게 많이들 껴입고 다니나 했는데 이번에 그 의문이 풀렸습니다. 변덕스러운 유럽 날씨에 적응하려면 비상용 의상이 꼭 필요한 거죠. 윈드브레이커 중에는 아주 조그맣게 접어서 여행가방 안에 수납할 수 있는 제품이 많습니다.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윈드브레이커 한 벌쯤은 꼭 챙기시길. 아니면 최소한 정장 슈트나 캐주얼한 점퍼 혹은 카디건에 쉽게 코디네이션 할 수 있는 스카프라도 꼭 하나 준비하세요. 저처럼 호들갑떨면서 편집매장으로 달려가 한국에서는 겨울에나 쓸 알렉산더 매퀸의 실크 스카프를 사는 일은 바쁜 출장길에 시간 낭비니까요.

하상백(패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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